“월드컵 우승, 벅차올라서”… 女코치 가슴 만진 감독, 女선수에 키스한 협회장

승리의 순간, 성추문 잇따라 ‘비판 쇄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이 승리의 기쁨도 잠시, 잇단 성추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우승 직후 자국 선수에게 ‘기습 키스’를 하는 장면이 포착돼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이번엔 호르헤 빌다 감독이 ‘여성 코치의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인 것이다.

스페인 여자축구팀은 지난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아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빌다 감독은 결승전에서 코치진과 포옹하면서 여성 코치의 가슴에 손을 댔고, 이 모습은 전 세계 방송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로부터 “성추행 우승감이다”, “이게 무슨 짓?”, “이 와중에 성추행을 하다니”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 축구 여자대표팀 선수 15명은 지난해 스페인 왕립축구연맹에 빌다 감독의 해임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 “빌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다. 지도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스페인 축구연맹은 선수단 항명을 무시하고 빌다 감독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이스 루이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아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의 공격수 에니퍼르 에르모소를 껴안으며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런 빌다 감독을 지지한 인물이 ‘강제 키스’ 논란을 낳은 루이스 루이알레스 스페인왕립축구연맹 회장이었다.

그는 결승전 직후 시상식에서 스페인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포옹한 뒤 강제로 키스했다. 이후 비판이 제기되자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에 에르모소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당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SNS를 통해 “동의 없는 키스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 말라. 이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의 일환”이라고 맹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