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최초+최고 WAR' 김하성 '20홈런-40도루' 넘본다..."레전드+한국 왕" 역대급 극찬 세례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특급 활약을 펼친 김하성이 역대급 극찬 세례를 받았다. 또 20-20을 넘어 20홈런-40도루 기록 역시 넘보고 있다.
김하성은 전날 (22일,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김하성은 그라운드 단상에 올라 "기분이 너무 좋다. 내 홈런 한 방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만루홈런)이 내 커리어에 좋은 홈런으로 기억될 것 같다. 계속 이 기운을 이어서 내일 경기도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특유 신나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팔을 휘두르며 기쁨을 만끽하는 세리머니로 국내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만루 홈런 이후에는 세리머니를 보여주지 않았다. 현지 언론 역시 이에 관해 물었고 김하성은 "기분은 좋았으나, 이번엔 아무 생각 없이 담담하게 뛰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하성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에 대해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역할을 해줬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루틴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장에서 김하성의 인터뷰를 본 샌디에이고 팬들은 열성적인 응원을 연내 보냈다. 특히 연내 "하성 킴!"을 외치며 김하성의 활약에 보답하는 응원을 보내줬다.
끝내주는 1번 타자 역할, 2루타를 시작으로 3루까지 훔친 '미친' 리드오프
김하성의 등장만으로도 샌디에이고 홈 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였다. 이날 김하성은 1회말 리드오프로 첫 타석에 나서 마이애미 웨더스의 초구 몸쪽 낮은 공을 잘 골라내며 침착한 출발을 이어갔다.
볼 카운트 2볼-1 스트라이크 끌고 간 김하성은 4구째 웨더스의 한가운데 96.5마일(155.3㎞) 포심 패스트볼을 잘 밀어 쳐 우익수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 냈다.
김하성은 전력 질주로 베이스를 돌았고, 2루까지 도달했다. 이는 올 시즌 18번째 김하성의 2루타다. 베이스 러닝 도중 헬멧까지 벗겨졌던 김하성은 이날 구단이 팬들에게 배포한 '김하성 피규어'를 연상케 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김하성은 내친김에 도루까지 올렸다.
후속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볼넷으로 채워진 1사 1, 2루 상황 매니 마차도의 타석에서 웨더스의 초구를 틈타 3루 도루에 성공했다. 마이애미 포수 닉 포르테가 3루 송구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좋은 타이밍을 솎아냈다. 이는 김하성의 시즌 28번째 도루. 이후 득점 기회를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 낸 김하성은 마차도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샌디에이고의 선취점을 안겼다.
볼 카운트 불리했는데...역시 강심장, 김하성의 만루홈런은 이랬다
두 번째 타석에서 김하성은 모든 주자를 불러들이는 홈런포를 장식했다. 그는 샌디에이고가 1-0으로 앞서 나가던 2회, 루이스 캄푸사노-카렛 쿠퍼-트렌트 그리샴 연속 볼넷으로 채워진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긴장감이 고조된 초구. 김하성은 웨더스의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형성된 공을 그대로 지켜봤다. 이 공은 MLB.com 게임센터 그래픽 상으로는 스트라이크가 아닌 높은 볼로 보였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이어 2구 낮은 체인지업 역시 김하성은 지켜보며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았다. 볼 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 자칫하면 만루 찬스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강심장이었다. 웨더스의 몸쪽 96.6마일(155.4km)짜리 직구를 퍼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만들어 냈다. 이는 타구 속도 95마일(152.8km), 비거리 359피트(109.4m), 발사각은 29도가 나왔다.
이로써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그랜드 슬램이자 올 시즌 17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또 김하성은 20홈런 고지에 단 3개만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멀티 히트 경기를 장식하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300안타도 달성했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추신수와 최지만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FOX 스포츠는 김하성의 홈런 이후 곧바로 영상을 올렸고, "장타력을 갖춘 1번 타자, 그가 샌디에이고를 뜨겁게 만들고있다"고 칭찬했다. MLB.com 역시 "김하성이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고 소개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첫, 만루홈런+2루타+도루를 올린 레전드 타자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구단 최초로 한 경기에 만루 홈런, 2루타, 도루를 모두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를 두고 해당 매체는 김하성에 "레전드(전설)"이라고 칭했다. 이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55년 역사의 선수 중처음으로 만루홈런과 2루타, 도루를 함께 올린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이 장타력은 물론 중장거리, 빠른 발까지소유한 호타준족임을 말해주는 한마디였다.
이 매체의 제프 샌더스 기자 역시 개인 SNS를 통해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레전드로 나아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시 김하성의 활약을 함께 기뻐했다. 구단은 "김하성의 이니셜 HSK의 S는 slam(그랜드슬램)을 의미합니다"라면서 "김하성의 MLB 커리어 첫 그랜드 슬램"이라는 한국어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제작해 올렸다. 또 다른SNS에서도 샌디에이고는 "우리의 한국 왕"이라고 김하성 게시물을 게시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선수마다 타격 감각이나 분위기 등 때때로 가라앉을때가 있다. 하지만 김하성은 그렇지 않다. 항상 우리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라며 "그가 20-20 달성 하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공 하나를 무시하거나 피하는 경우가 없다. 김하성에게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고 있다"며 칭찬을 했다.
김하성, 20-20 넘어 20-40도 넘본다
22일, 전날 경기까지 김하성의 올 시즌 기록은 타율 0.280(414타수 116안타) 2루타 19개, 17홈런, 49타점, 71득점, 58볼넷, 95삼진, 28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49, OPS(출루율+장타율) 0.819다.
20-20클럽 가입에 도루는 이미 돌파, 홈런은 단 3개만 놔뒀다. 한국인 최초 기록 보유자는 SSG 랜더스 추신수. 당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시절인 2009년 (20홈런-21도루), 2010년 (22홈런-22도루), 신시내티 시절인 2013년 (21홈런-20도루)를 기록해 모두 3차례 달성했다. 김하성이 20-20을 올리면 최초 기록이 되기도 한다. 바로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20 가입에 도전하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36경기를 남겨뒀다. 김하성이 20홈런을 돌파할 시간은 충분하다. 여기에 28도루를 올리며 한국인 최초 30도루 돌파 역시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한 현재 기세로 보면 산술적으로 김하성이 40도루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을 넘어 20-40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WAR 데뷔 첫 6.0 돌파! 최고의 타자가 된 어썸킴
김하성은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내야수 반열에 올라섰다.
메이저리그 전문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bWAR에서 김하성은 종전 5.8에서 6.0으로 수치가 상승했다. 이는 LA 에인절스 오타니쇼헤이(9.4), LA다저스 무키 베츠(6.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널드 야쿠냐 주니어(6.2)에 이어 단독 4위에 해당한다. 또 5위 텍사스 레인저스 마커스 세미언(5.5)과의 격차를 0.5로 벌렸다.
김하성이 bWAR에서 6.0을 돌파한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2021 데뷔 시즌엔 2.1, 지난 시즌엔 5.0을 올렸었다.
또 만루 상황에서 탄탄해진 김하성이다. 베이스볼레퍼런스 상세 기록을 살펴보면 데뷔 시즌 김하성의 만루상황 성적은 타율 0.333(6타수 2안타 6타점) OPS 1.042, 2022년 타율 0.250(12타수 3안타) 11타점 OPS 0.817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 들어서 타율 0.455 (11타수 5안타) 1홈런 11타점 OPS 1.182로 말그대로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데뷔 첫 시즌까지만 해도 김하성의 성공 여부에 대해 의문을 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시즌 확실한 증명을 해낸 김하성이다. '공격·수비·주루 모두 뛰어난 선수'로 자리매김한 김하성의 질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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