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오염수 방류 찬성도, 반대도 못하는 눈치보기가 ‘캠프 데이비드 정신’인가”
유승민 전 의원은 일본이 오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개시를 결정한 것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23일 “윤 대통령이 7월12일 한·일정상회담을 했는데 기시다 총리 앞에서 ‘계획대로 방류를 이행한다면’이라고 표현을 했다”며 “그럼 방류에 사실상 찬성을 하고 온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정부가 너무 겉 다르고 속 다른 것 같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 앞에서 방류를 찬성했기 때문에 그대로 게임은 다 끝났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우리 국민한테는 단 한마디도 찬성, 반대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하시고 일본 총리한테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지난달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도 참여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 일일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발언한 점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국무조정실 1차장은 차관급”이라며 “우리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앞에서 방류에 찬성을 했는데 국무조정실 1차장, 차관급 인사가 ‘우리 정부는 찬성, 지지하는 입장이 아님은 분명히 한다’고 하는 건 말장난”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정부가) 비겁하다. 일본 총리 앞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찬성해놓고 왜 국민 앞에서는 대통령, 총리, 장관, 이런 사람들이 다 도망가버리나”라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실 예산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을 홍보하는 영상 제작물도 만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반대하는 나라의 입장인가.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방류에 반대하면 가짜뉴스, 괴담, 선동이라면서 정작 찬성하는 자들은 모두 뒤로 숨어버린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못하는 윤석열 정부의 눈치 보기가 ‘캠프 데이비드의 정신’인가”라고 물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기상 및 해상조건 등에 지장이 없으면 오는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개시할 것을 결정했다. 실제 방류가 실행되면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각의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에 이뤄지게 된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전날 “방류에 계획상의 과학·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실제 방류가 조금이라도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이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해 일본 측에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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