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상표 '샘표'...조용히 지나간 喜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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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상표 보유 기업인 샘표가 조용한 희수(喜壽)를 보내고 있다.
특히 '샘표'는 특허청 상표등록 기준 가장 오래된 상표다.
1954년 5월 간장을 지정상품으로 샘표 브랜드를 등록한 이후 존속기간을 연장해 최장수 상표를 유지하고 있다.
공격적인 제품군 확대로 샘표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이익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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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상표 보유 기업인 샘표가 조용한 희수(喜壽)를 보내고 있다. 잔치를 열기에 부진한 실적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다. 최근 지분매각과 관련한 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샘표는 지난 20일 창립 77주년을 맞았다. 성대한 잔치를 열 법한 날이었지만 공휴일이기도 해서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는 후문이다.
창립은 1946년이다. 일본인이 소유한 삼시장유양조장을 창업주인 박규회 사장이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박규회 사장을 시작으로 박승복 명예회장, 박진선 사장으로 이어지는 3대 경영하고 있다. 특히 '샘표'는 특허청 상표등록 기준 가장 오래된 상표다. 1954년 5월 간장을 지정상품으로 샘표 브랜드를 등록한 이후 존속기간을 연장해 최장수 상표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장수 소주 브랜드 '진로'보다 등록 시점이 4개월 앞선다.
그동안 샘표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醬) 발효 관련제품을 고집하던 회사였다. 특히 간장 분야는 70년 넘게 국내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샘표의 변화는 발효 전문 연구소가 지어진 2013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영업이익 200억원보다 많은 300억원을 투입해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훗날 콩발효 에센스 '연두'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낸다. 이어 쉬운 요리를 콘셉트로 한 브랜드 '새미네부엌', 서양식 전문 브랜드 '폰타나', 아시아푸드 전문 브랜드 '티아시아', 식초 중심의 건강식품 브랜드 '백년동안', 육포 중심의 간식 브랜드 '질러' 등 무수한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공격적인 제품군 확대로 샘표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이익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20년 3190억원인 매출은 2021년 3489억원, 지난해 3718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411억원에서 219억원, 지난해 103억원으로 매년 절반씩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동기(106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샘표의 비상장 계열사인 명진포장이 샘표식품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명진포장은 박진선 사장의 부인 고계원씨 일가 회사로 과거 샘표식품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는데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우려로 인한 천일염 품귀로 샘표식품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매도가격이 6억원으로 크지 않아 지배구조에 영향을 받지 않은 지분 매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샘표는 소비자 대상으로 77주년 이벤트를 진행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샘표와 함께한 추억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한다.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본사, 공장, 사업장에 요리마켓을 열고 간식차를 보낼 예정이다. 샘표 관계자는 "77년동안 '내 가족이 먹지 않는 것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창업주의 원칙을 고수하며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하는 문화 만들기에 매진해왔다"며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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