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만 같아야 하는데…한국영화 불안한 추석 3파전

손정빈 기자 2023. 8. 2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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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 최장 엿새 간 이어져
한글날 연휴도 있어 관객 공략 승부처
보스톤1947·거미집·천박사 빅3 형성
송강호·하정우·강동원 등 출연진 화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여름은 끝났다. 이제 추석이다. 한국영화는 우울했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 추석 연휴 관객 공략에 나선다. 여름보다 개봉 편수는 적지만 이름값만큼은 그에 못지 않다. 일단 배우 송강호의 새 영화를 볼 수 있다. 송강호와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 온 김지운 감독 작품이다. 강동원도 볼 수 있다. 최근 다소 무거운 영화들에 나온 그는 이번엔 퇴마사가 돼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거로 예상된다. 그리고 하정우·임시완이 마라토너가 돼 돌아온다.

◇추석 연휴+개천절+한글날=흥행?

올해 추석 연휴는 길다. 9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가 추석 연휴이고, 3일이 개천절이어서 최대 엿새가 될 수 있다. 10월9일 월요일이 한글날이라서 추석 연휴 다음 주 역시 연휴다. 영화계로썬 반드시 관객 공략에 성공해야 하는 기간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한국영화계가 부진했던 여름방학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다. 올해 여름 한국영화 빅4 중 흥행에 성공한 건 '밀수'(480만명) 한 편. 21일까지 285만명이 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손익분기점인 400만명 고지를 밟는 게 쉽지 않아 보이고, 600만명이 봐야 본전을 찾을 수 있었던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각각 100만명과 50만명을 겨우 넘겼다.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공조2'처럼 추석 때 타이밍만 잘 맞아 떨어지면 크게 흥행하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공조2'는 698만명이 봤다.


◇치고 나간 '보스톤 1947'

추석 흥행을 노리는 한국영화 기대작은 일단 3편으로 추려졌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신예 김성식 감독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 강제규 감독의 '보스톤 1947'이다.

이 중 가장 먼저 공개일을 확정한 건 '보스톤 1947'이다. 다음 달 27일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광복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마라톤 국제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대회가 바로 1947년에 열린 보스톤마라톤대회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손기정이다. 손기정은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시상식에서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리고 고개를 숙여 애국의 상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손기정을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정우가 연기하는 손기정은 1947년 보스톤마라톤 대회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감독으로 대회에 나서게 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서윤복은 임시완이 맡았다. 하정우와 임시완의 호흡, '태극기 휘날리며'를 만든 강제규 감독과 손기정·서윤복 스토리가 만나 어떤 화학 작용을 일으킬지 지켜봐야 한다.


◇7년만에 돌아온 송강호+김지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영화는 '거미집'이다. 김지운 감독이 2018년 '인랑' 이후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 작품에서 김 감독은 '영혼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송강호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앞서 두 사람은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 총 5편을 함께했다.

이번 영화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한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출연 배우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송강호가 주인공 '김 감독'을 맡았고, 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박정수·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거미집'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퇴마사 강동원 통할까

강동원·이동휘·이솜·허준호·김종수 등이 출연하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도 추석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가짜 퇴마사 '천 박사'가 귀신을 보는 의뢰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동원이 대대로 마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천 박사를 연기한다. 이 영화는 후렛샤 작가가 2014년 내놓은 웹툰 '빙의'가 원작이다.

초점은 강동원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는 최근 '인랑'(2018) '반도'(2020) '브로커'(2022) 등 상대적으로 묵직한 영화들에 출연해왔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선 '검사외전'(2016) 등에서 보여준 코믹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거로 기대된다. 이동휘·이솜·허준호·김종수 등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강동원을 보좌해준다는 점도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을 기대하게 한다. 연출은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에서 조연출을 했던 신예 김성식 감독이 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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