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얻으려고…김정은 따라 흙탕물도 마다않는 북한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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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가 자주 발생하는 시즌이 되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민심 달래기' 연출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고위 간부들도 김 총비서를 따라 허벅지까지 차오른 흙탕물 논에 따라 들어가는 등 민심 동요 차단에 애를 쓰는 모양새다.
이번 수해 보도에서는 김 총비서뿐 아니라 동행한 고위 간부들의 '노고'를 부각하는 사진도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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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에 간부들도 땀흘리며 흙탕물로…'최고지도자 따르기'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수해가 자주 발생하는 시즌이 되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민심 달래기' 연출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고위 간부들도 김 총비서를 따라 허벅지까지 차오른 흙탕물 논에 따라 들어가는 등 민심 동요 차단에 애를 쓰는 모양새다.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제6호 태풍 '카눈' 등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이달 14일과 18일, 22일(이상 보도일 기준) 등 총 3차례 수해 지역을 찾았다.
신문은 각 보도에서 적게는 11장, 많게는 21장의 사진을 통해 수해 복구 현장을 직접 지휘하는 김 총비서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태풍 피해 지역인 강원도 안변군 오계농장 시찰 보도사진을 보면 김 총비서는 바짓자락이 다 젖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흙탕물 위에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적극 지시하고 보고를 받고 있다.
제방이 무너져 침수된 안석간석지 시찰에서도 진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신은 김 총비서는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물이 허벅지까지 차올라 침수된 논에 직접 들어가 간부들에게 대책을 지시하는 사진도 있다.
수해 지역을 찾은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이같은 연출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 북한의 선전 방식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김 총비서가 직접 SUV를 몰고 수해 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에게 다가가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수해 보도에서는 김 총비서뿐 아니라 동행한 고위 간부들의 '노고'를 부각하는 사진도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태풍 피해 현장 사진을 보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김덕훈 내각총리 등 간부들이 땀인지 비에 맞은 것인지 상의가 흠뻑 젖은 채로 김 총비서의 지시를 듣고 있다.
김 총비서는 며칠 후 다시 현장을 찾아 피해지역 논을 점검했는데, 벼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논에 직접 들어간 듯 조용원 당 비서와 주철규 농업위원회 위원장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진흙이 잔뜩 묻은 발로 김 총비서 뒤를 따라 걷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수첩에 지시를 적고 있는 김덕훈 내각총리 사진은 이날 1면에 실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이날엔 평소와 다르게 운동화를 신고 크로스백을 메는 등 '실용적인' 복장으로 등장했다. 평소의 꼿꼿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안석간석지 현장에서는 김 총비서를 따라 동행 간부들 전원이 침수된 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허벅지까지 오는 물속에 나란히 서서 김 총비서의 지시를 수첩에 받아적는 모습은 매우 이채롭고 일면 불필요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같은 보도는 최고지도자뿐 아니라 권력층인 최고위급 간부들 역시 주민들의 어려움을 챙기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적 연출로 보인다. '군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 고락을 같이하라'는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간부들에게 강조하는 선전 문구이기도 하다.
이는 또 북한의 현재 경제 사정이 그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총비서는 큰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현장을 찾아 일꾼들의 '무책임성'을 질타했다. 이번엔 막말 가까운 거친 비난을 쏟아내면서 사상 총화까지 예고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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