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네, 망했어"… 오염수 방류 결정에 경기도내 수산업계 ‘초비상’
道 “건강권·수산업 위축 방지 전념”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고요? 아이고, 망했네. 다 망했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24일로 예고되면서 경인지역 수산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오염수 방류 예고 만으로도 매출 급락을 겪었던 상인들은 이제 살 길이 사라졌다며 절망에 빠진 모습이었다.
22일 오후 5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평소 저녁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지만, 수산동 내부에는 손님 발길이 뚝 끊겨 썰렁하다 못해 스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1993년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다는 상인 김경숙씨(59·여)는 “아까 손님 한 분이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회를 먹기 위해 왔다’고 하더라. 이게 소비자들의 심리”라며 “이젠 정말 희망이 없다. 착잡해서 일도 손에 안 잡힐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비슷한 시각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에선 “국내산이에요”, “안전합니다”를 외치며 손님 발길을 잡으려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시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몇 명 없는 손님들마저 ‘안전한 게 맞냐’고 되묻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이날 오후 6시께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수산물 직판장도 50여개가 넘는 점포 가운데 1~2곳에만 손님이 있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 예고 만으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실제 방류가 이뤄지는 상황에 두려움을 나타냈다.
궁평항 수산물 직판장 상인 이윤석씨(29)는 “3개월 전 방류를 할 것이란 소식만으로도 70%가량 매출이 줄었는데, 실제 방류가 이뤄진다면 경제적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전통 수산시장에서 만난 풍광섭씨(56)도 “그렇지 않아도 손님이 줄었는데, 실제 방류를 하게 되면 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방류 예고한 게 한참 전 일인데 아직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 않냐”고 성토했다.
수산업계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면서 경기도는 23일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해 둔 상태”라며 “도민 건강권과 수산업 위축 방지를 위해 대응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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