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성 민원에 피멍 드는 축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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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돈협회 누리집에 만들어진 추모 공간에 애도와 함께 달린 하소연들이다.
한돈협회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양돈농가의 넋을 기리며 추모글과 유사 피해사례를 접수 중이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이지만 악성 민원으로 인한 축산농가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사실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충과 애로는 모든 축산인이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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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가든 당신이 나가든 하나는 동네에서 나가야 끝난다’는 악질 민원에 병이 났다, 농장이 먼저 있었는데도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후 각종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민원인들은 악취 저감이 아닌 악취 제로(0)를 원하는데 냄새가 아예 안 나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환경과 직원이 ‘요즘은 돼지 키우는 것 자체가 죄’라고 말하더라….
대한한돈협회 누리집에 만들어진 추모 공간에 애도와 함께 달린 하소연들이다. 한돈협회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양돈농가의 넋을 기리며 추모글과 유사 피해사례를 접수 중이다. 지난달 21일 벌어진 이 극단적 선택의 이면에 수개월에 걸친 악의적 민원이 있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온 축산업계는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했다. 해당 농가는 수십년을 양돈업에 종사해왔으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을 정도로 악취 저감 실천에 앞장선 모범 농가였다고 한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이지만 악성 민원으로 인한 축산농가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사실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충과 애로는 모든 축산인이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농장 개장 초기와 달리 지척까지 주택가가 확대되면서 축산냄새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이 늘어나고 공무원들은 그 민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으니 축산농가만 곤혹을 치르는 것이다. 악성 민원인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것도 반복적인 민원을 부추긴다.
사람이 고기를 먹으려면 가축을 길러야 하고, 가축이 사료를 먹는 이상 분뇨는 반드시 나오며, 배설 과정에선 필수적으로 인돌·황화수소 같은 악취 물질이 생성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미 1인당 고기 섭취량이 쌀 섭취량을 넘어설 정도로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가 됐다. 농가들도 축사 환경 개선 등 악취 저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축산농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앞뒤 재지 않는 무분별한 민원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죽어야 끝나는 악성 민원을 제발 멈춰달라’는 축산농가들의 간절한 호소를 잘 새겨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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