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 특수건강검진’ 받아보니…“골밀도·폐활량 검사는 처음, 정확한 상태 알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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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북 진안군 부귀면사무소 1층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는 이른 아침부터 여성농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농번기인데도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면사무소를 찾았다.
양경재 진안군의료원 실장은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은 일반 건강검진과 달라 의료진도 사전에 교육을 따로 받는다"며 "직접 면사무소를 찾아가 건강검진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어려운 점도 있지만 기뻐하는 농민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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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등 취약질환에 특화
올해 시범대상 18개 시·군 중
유일하게 ‘이동검진버스’ 운영
“농작업을 하시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은 좀 하시나요?” “농약 뿌릴 때 장갑·마스크는 착용하세요?”
16일 전북 진안군 부귀면사무소 1층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는 이른 아침부터 여성농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농번기인데도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면사무소를 찾았다. 이날 부귀면의 검진 대상자는 60여명. 부귀면에 거주하면서 농업경영체로 등록한 51∼70세 여성농이면 누구나 특수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본격적인 검진에 앞서 의료진은 농약 노출 등 농작업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에 관해 물었다.
진안군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는 ‘여성농 특수건강검진 시범사업’ 대상지역 18개 시·군 가운데 한곳으로 선정됐다. 사전에 신청한 관내 여성농 500명이 올해 특수건강검진을 받는다. 농식품부가 전체 비용의 90%, 군이 10%를 지원한다.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은 근골격계·심혈관계 질환 등 여성농이 취약한 질환에 특화한 사업이다. 여성농은 기계화율이 낮은 밭농업에 주로 종사하면서 남성농보다 농작업 관련 질환 유병률이 높다.
군은 특수건강검진을 위해 6월부터 매주 수요일 관내 읍·면을 찾아가고 있다. 사업 대상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이동검진버스를 운영해 병원이 아닌 면사무소에서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덕분이다. 검진 의료기관으로 선정된 진안군의료원은 엑스레이(X-ray) 장비가 설치된 버스에서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진행한다. 면사무소 안에서는 키·몸무게 등 기초 측정 검사와 혈액·골밀도·폐활량 검사 등이 이뤄진다.
군 관계자는 “부귀면에서 진안군의료원까지 가려면 차로 20분이 넘게 걸린다”며 “읍내와 멀리 떨어진 면(面)지역은 버스를 타러 가기도 힘든 데 이동검진버스 덕분에 주민들이 건강검진을 보다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건강검진은 일반 건강검진과 유사하지만 농업에 특화된 검사가 추가된다. 근골격계 유병률이 남성농(55.1%)보다 높은 여성농(70.7%)의 특성을 고려해 골밀도 검사를 진행하고, 엑스레이 검사도 흉부뿐만 아니라 여성농이 약한 손과 허리·무릎 등을 촬영한다. 검사 후에는 근골격계 질환 예방법, 농약 살포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도 이뤄진다.
양경재 진안군의료원 실장은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은 일반 건강검진과 달라 의료진도 사전에 교육을 따로 받는다”며 “직접 면사무소를 찾아가 건강검진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어려운 점도 있지만 기뻐하는 농민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수건강검진에 참여한 여성농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봉희씨(62)는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지만 골밀도·폐활량 검사는 이번에 처음 받아봤다”며 “이런 검사를 받을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밝혔다. 신옥자씨(57)는 “30년 넘게 깨·고추·콩 등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다리가 많이 아파 걱정이 컸다”며 “이번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통해서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수건강검진 사업을 내년에도 지속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다. 조백환 진안군의료원장은 “여성농 특수건강검진을 매년 지속할 수 있다면 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어서 여성농들의 건강 실태를 지금보다 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더 많은 여성농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내년도 특수건강검진 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증액해 재정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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