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일 기준금리 5연속 동결할 듯… 이창용 "9월 연준 방향성 중요"

박슬기 기자 2023. 8. 23.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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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올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오는 24일에도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2%포인트'까지 역대 최대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1340원 선을 뚫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 가계빚 급증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엔 부담이 따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까지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2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계빚 증가세에 환율 상승은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말(1853조3000억원)과 비교해 9조5000억원(0.5%) 늘어난 수준으로 3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0원 오른 1342.60원으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장중에는 1342.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3일(1351.80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 2개월째 2%대에 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동결론 지지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3%까지 떨어진 점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결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1%대 초반의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부동산발 경제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하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선뜻 금리 인상 나서기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번 한은 금통위에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수정경제 전망치다.

지난 5월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4%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전망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년(더불어민주당·경기 성남시수정구) 의원의 가계부채에 대한 질의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세에 정부와 함께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함께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말마다 추경호 부총리가 주관하는 회의에서 가계부채가 늘지 않도록 강력하게 미시적, 거시적 조치를 해야한다고 했다"며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아래로 떨어지게 가고 중장기로는 90%로 천천히 내리는게 정책 1순위"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선(국민의힘·경남 창원시의창구) 의원의 한·미 금리차 역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앞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 번 정도 0.25%포인트 인상하고 그 다음에는 멈출 것이란 견해가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릴 경우 저희가 대책을 해야 하지만그러지 않을 경우에는 방향성을 보고 외환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대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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