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내달 인도 방문, 中 ‘고금리 빚잔치’ 사업 겨냥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8. 2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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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참석차 내달 7~10일
IMF·세계은행 개혁 촉구 예정 “개도국 지원 대안 제공해야”
美 안보보좌관 “중국 경기침체 원치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 7일부터 10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중국의 1조원대 규모의 경제 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견제에 나설 전망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은행(WB) 및 국제통화기금(IMF)에 개혁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들 기구는) 중국의 강압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대출에 맞서 개발 지원 및 자금 조달 차원에서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첫 번째)이 21일(현지 시각)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의 주요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러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직면해 우리(미국)가 지원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듣고 있다”며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WB및 IMF를 포함한 은행 기구들의 현대화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해외 차관 규모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2011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구제금융은 2021년 405억달러(약 52조6000억원)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저개발 국가의 기반시설 구축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자금 투입은 돈을 빌린 국가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부채의 덫’으로 돌아왔다. 결국 개발도상국들은 핵심 이권을 중국에 넘기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부채와 올가미 협정”이라고 비판했었다. 일대일로 사업으로 개발도상국들이 사실상 중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관련해 강압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대안을 (미국이)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세계은행 등 다자 개발은행의 은행의 역할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현대화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바이든 방문에서) 미국은 WB와 IMF의 대출 규모를 약 2000억 달러(약268조원) 늘리는 제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두 기관은 중국의 불투명하고 강압적인 금융 지원보다 훨씬 긍정적인 대안”이라고 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일대일로 견제) 발언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국)가 남아공에서 자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나운데 나온 것”이라고 했다. 미·중이 아프리카 등 전세계 개도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오는 27~30일 예정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방중과 관련해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및 경기 침체를 원한다는 중국 일각의 시각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며 “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지속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중국이 규범에 기초한 행위자인 한 우리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것이 세계 경제를 위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몇 달간 지켜보고 있는데, 청년 실업률을 비롯한 중국의 기본적인 정보 공개에 있어 불투명성과 공개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것은 책임 있는 조치들이 아니다. 공개성과 투명성은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행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형성한 국제 신뢰도가 건전한 국제 경제를 지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데이터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강도 높은 경쟁 속에서도 이것이 갈등으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하고자 한다”며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 ‘디커플링(탈결속)’이 아닌 ‘디리스킹(탈위험)’을 추구한다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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