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배출 후 3㎞ 지나면, 삼중수소는 자연 수준
일본이 오는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 해역은 4~5년 후부터 오염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계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계획대로 제대로 처리해 방류한다면 우리 해역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이날 일본의 방류 조치에 대해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 오염수가 계획대로 방류되는지 철저히 파악하며 안전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4~5년 후 오염수 유입 예상
일본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 134만톤(t)을 30년에 걸쳐 방류할 예정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빗물과 지하수가 원전 내부로 유입되며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해 왔다. 현재 원전 부지 내 저장 중인 오염수는 수용 가능 용량의 98%까지 차 있다. 일본은 다핵종 제거 설비(ALPS)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고, 방사성 물질 69종이 기준치 이하인 것을 확인한 뒤 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ALPS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는 해수로 1리터(L) 당 1500베크렐(Bq)의 농도까지 희석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의 7분의 1 수준이다. 처리된 오염수는 기준치를 밑도는지 여러 차례 확인을 거쳐 지하 터널을 통해 원전 1㎞ 밖 지점에 방류될 예정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최종 보고서에서 이 같은 일본의 방류 계획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하라면 일본의 오염수는 주변 환경은 물론 인체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AL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돌발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일본이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일본 측의 실제 방류가 조금이라도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면 일본 측에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 측도 이상 상황 시 방류를 중단하는 긴급 차단 밸브 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10년 후 10만분의 1 수준 영향
한국은 일본의 서쪽에 있지만, 방류는 일본의 동쪽에 있는 후쿠시마에서 시작된다. 방류된 오염수는 태평양에 퍼지며 크게 한 바퀴 돈 뒤에야 한반도 쪽으로 돌아온다. 태평양 도서국 인근의 북적도해류와 일본 인근 구로시오해류를 거친 뒤에 우리 해역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해양과학기술원의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된 오염수는 2년 후 일부가 한국 해역으로 유입되는 데 삼중수소는 인근 해역 검출량의 10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4~5년 후부터 한반도 인근 해역에 본격 유입되는데 역시 삼중수소의 영향은 미미하다. 시뮬레이션에서는 10년 후에도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정도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검출이 어려운 수준이다. 중국 제1해양연구소와 칭화대 연구진의 시뮬레이션도 국내 연구진의 결과와 비슷하게 나왔다.
IAEA도 지난달 최종 보고서에서 배출 지점 3㎞ 밖에서는 삼중수소가 자연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IAEA는 ALPS 처리된 오염수가 파이프 고장 또는 탱크 고장으로 해수 희석 없이 유출될 경우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IAEA는 “해산물을 장기간 다량 섭취하는 경우를 가정해도 방사성 물질 피폭 정도는 연간 자연 방사선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했다.
실제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한국 인근 해양 방사능 농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는 기준치가 넘는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담긴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에 방출됐다. 이번 방류는 사고 당시와 달리 일본의 오염수 처리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이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사고 당시보다도 훨씬 적을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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