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 원전 생태계 복원할 ‘구원 투수’로 등판

조재희 기자 2023. 8. 2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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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지명된 방문규(오른쪽) 국무조정실장과 그 후임 국무조정실장으로 새로 임명된 방기선(왼쪽) 기재부 1차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됐다. 방 장관 후보자 앞에는 당장 10개월 연속 감소세인 수출을 반등시키고, 미·중 갈등 속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공급망 대책 등 통상 난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탈원전 폐기 정책을 바로잡고, 한전을 개혁해야 하는 등 숙제도 있다. 방 후보자도 이날 지명 직후 “수출 총력 증대, 첨단산업 육성과 한·미·일 산업 협력 강화, 원전 생태계 복원 조기 완성, 규제 철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양 장관은 합리적인 스타일로 원칙과 규정을 중시했지만 탈원전 폐기 정책 추진 등에서 과감한 추진이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출신으로 산업부에서 15년 근무한 이 장관은 2000년 카이스트 교수로 옮겨 22년간 근무하고서 지난해 산업부 장관으로 복귀했었다.

방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거쳐 주요 부처인 산업부 장관에 오르게 됐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 출신으로는 8번째 산업부 장관이다. 방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이후 5개 정부에서 대통령실 근무, 부처 차관, 국책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방 후보자는 일찌감치 산업부 장관 후보로 거명됐지만, 이전 정권에서 여러 역할을 한 점 때문에 최종 낙점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기획예산처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말기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방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농림수산식품부 국장으로 옮겼다. 사실상 좌천이었지만 ‘한식 세계화’를 성공시키며 1년 반 만에 기재부로 복귀했고, 대변인으로 부활했다. 사무관 시절 인연이 있었던 박재완 장관이 취임한 후 예산총괄심의관 등으로 중용되기도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예산실장을 거쳐 기재부 2차관과 보건복지부 차관 등 한 정권에서 차관만 두 번을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차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곧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민주당 출신 김경수 경남지사가 발탁해 김 지사와 함께 경상남도 경제혁신추진위에서 공동위원장(지사급)을 맡았다. 이어 2019년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행장에 올라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까지 근무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깜짝 발탁돼 관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 주형환 장관 이후 6년 만에 다시 기재부 출신 장관을 맞는 산업부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거시와 미시로 업무 영역에서 차이가 있는 데다 업무 스타일도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한 관가 인사는 “방 후보자도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주로 재무통이었던 이전 기재부 출신 장관들과는 달리 방 후보자는 예산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국무조정실장을 거치며 현안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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