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올여름, 책 시장도 ‘여름 마케팅’
‘너무나 많은 여름이’(김연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유영광) ‘화가가 사랑한 바다’(정우철)…. 지난주 교보문고 광화문점 계산대 근처 매대에선 파도가 출렁이거나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는 표지 책이 눈길을 끌었다. 더워도 살만했고 낭만도 있었던 추억 속 ‘여름’은 이제 책 속에만 있기 때문일까. 올해 뜨거운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서점가에는 여름의 정서를 담은 책들이 쏟아졌다. 제목에서, 표지에서 ‘여름 냄새’ ‘비 냄새’ 나는 책을 집어드는 독자도 많았다.
교보문고를 통해 집계해 보니,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출간된 책 중 제목에 ‘여름’이 들어간 책만 82종에 달했다.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 ‘여름밤, 비 냄새’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등, 시·에세이(25종)와 소설(20종) 분야에서 특히 많았다. ‘여름’ 책은 같은 기간 기준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55종이었는데, 작년(80종)부터 크게 늘어났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여름철 무더위 기간이 길어질수록 여름을 키워드로 한 책 출간도 늘어나는 추세로 보인다”며 “더위에 지친 독자들이 여름 관련 책에서 휴식을 얻으려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본격 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여름’ ‘장마’ 등이 제목에 들어간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었다. 2020년 출간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이나,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2018) ‘여름 상설 공연’(2021) 등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여름 마케팅’ 일환으로 시원해 보이는 새 표지를 입고 나온 책들도 여럿이었다. 지난 4월 출간된 인문서 ‘모든 삶은 흐른다’는 푸른 물결을 담은 새 표지로 한정판이 출시됐다. ‘간접 피서’ 말고 진짜 책을 들고 바다로 뛰어드는 행사도 열렸다. 민음사는 방수 종이로 제작돼 물에 젖어도 말리면 변형 없이 복구되는 ‘워터프루프북’을 출간하고, 지난 12일 광안리 바다에서 보드 위에 앉거나 누워 책 읽는 행사를 열었다. 모집 시작 직후 20명 정원이 다 찼다. 참가자 박규비(26)씨는 “책에 집중하면 더위도 잊게 된다. 재미있는 책만 한 피서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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