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에 도전하는 올슨… 동갑내기 거포 홈런왕 경쟁

박강현 기자 2023. 8. 2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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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포츠 인사이드]
1994년생… 생애 첫 홈런왕 조준
그래픽=양진경

야구의 로망은 홈런이다. 단숨에 경기 흐름을 뒤바꿀 수 있고,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타구는 희열을 불러일으킨다. 교()타자보다는 거포가 더 인기를 끄는 이유다. 올해 MLB(미 프로야구) 홈런왕 경쟁은 색다른 묘미가 있다. 일단 화제 중심은 투타 겸업을 소화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 완벽한 투수에 손색없는 타자인 그는 22일(한국 시각) 현재 리그(아메리칸) 홈런 1위(43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있다. ‘신흥 거포’ 맷 올슨(29·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역시 소속 리그(내셔널) 홈런 1위(43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킹’을 놓고 오타니와 경쟁하고 있다. 둘은 1994년생 동갑내기로 데뷔 이래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적이 아직 없다.

초반엔 오타니가 치고 나갔다. 지난 6월 12일 둘은 똑같이 18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타니가 고속 기어를 밟으며 7월 1일 가장 먼저 시즌 30홈런 고지에 도달했다. 그의 30번째 홈런은 올 시즌 최장 거리(150m) 대포였다. 오타니는 40홈런도 8월 4일 기록했다. 이번엔 올슨 차례. 올슨은 오타니보다 2주 늦은 7월 15일 30홈런을 달성하고, 40홈런은 이달 11일 이룩했다. 간격을 좁히는가 싶더니 오타니가 8경기 동안 침묵한 사이 잇따라 담장을 넘기며 지난 13일 41·42호, 14일 43호를 날렸다. 오타니는 8월 14일에야 41호로 다시 발동을 걸었다.

올슨이 14일 이후 주춤하자 오타니는 17일과 19일 홈런을 추가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이제 43홈런 동률인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거포 지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남은 경기는 에인절스 37경기, 브레이브스 38경기. 오타니가 투수로서 부담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슨이 오타니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 언론 관측이다.

그래픽=양진경

오타니에 비해 올슨은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미 대형 타자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메이저리그 8년 차인 그는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타선을 이끌던 간판이었다. 2021년 39홈런 111타점으로 생애 최고 성적을 내면서 아메리칸 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8위를 차지했는데 당시 MVP는 오타니였다. 2022년 고향 구단인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돼 여전히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에 34홈런 103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올해는 43홈런 108타점으로 개인 최다 홈런·타점 기록을 갈아치울 게 확실하다. 더불어 첫 MVP 수상도 유력하다. 작년에 브레이브스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8년 1억6800만달러에 계약하기도 했는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57홈런이 가능하다. 2005년 앤드루 존스(46)가 세운 구단 역대 최다 홈런 기록(51개)을 경신할 수 있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하고 2018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데뷔 4년 차에 타자로 46홈런 100타점,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MVP를 거머쥐었다. 당시 2개 차로 홈런왕을 놓쳤는데 올해는 그 아쉬움을 풀 기세다. 오타니 역시 43홈런 89타점으로 타자로서 개인 최고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갑인 오타니(193㎝·95㎏)와 올슨(195㎝·102㎏)은 체격도 비슷하다. 전형적인 거구 ‘파워 히터(power hitter)’다. 원래 오른손잡이로 태어났지만, 타격을 위해 우투좌타로 전향한 점도 똑같다. 데뷔 후 연 평균 타격 성적도 오타니(28홈런 72타점)와 올슨(27홈런 73타점)이 큰 차이가 없다. 볼넷(오타니 56개·올슨 54개)도 마찬가지다. 통산 타율은 0.274(오타니)와 0.252(올슨)로 약간 격차가 있다.

둘 다 라이벌이나 숫자를 의식하기보단 끊임없이 자신과 싸움을 이어나가는 점마저 비슷하다. 올슨은 지난 11일 구단 역사상 가장 빠른 40홈런 도달 속도(113경기) 기록을 세운 이후 “위대한 이름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그런 것들을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며 “팀이 이기는 것에만 신경 쓸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오타니는 “장기적인 것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이번 시즌과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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