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지키면 달콤함 즐길 수 있어… 과도한 ‘감미료 공포’ 피하자
‘아스파탐 사태’로 감미료 걱정 커… 천연-인공 감미료 모두 장단점有
과다 섭취 피하면 인체에 해 적어
단맛-건강 다 잡는 ‘헬시 플레저’ 욕구… 인공 감미료 시장 年 7.4% 성장
식음업계, 새 감미료 찾기 계속될 것
아스파탐은 죄책감 없이 단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일등 공신이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뉴스는 물론이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극적인 이야기가 퍼지면서 아스파탐은 순식간에 역적이 됐다. 식음료 회사들은 음료와 과자에서 아스파탐을 다른 감미료로 대체했다고 홍보하며 아스파탐과의 ‘손절’을 선언했다.
아스파탐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은 스테비아,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 설탕을 대체하는 다양한 감미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예전에는 식품의 칼로리 정도만 확인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식품 표시 사항의 감미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상황. 무엇보다 감미료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지우고 감미료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감미료는 크게 천연 감미료와 인공 감미료로 나뉜다. 천연 감미료는 자연에서 유래된 성분으로 꿀, 메이플 시럽, 코코넛 당, 대추야자, 스테비아, 아가베 시럽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 감미료는 단맛을 가지고 있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소르비톨 등이 해당된다. 한국에서는 1962년 사카린 나트륨과 D-소르비톨이 인공 감미료로 처음 승인된 이후 현재 22종의 인공 감미료가 식품첨가물공전에 등록돼 있다.
천연 감미료가 인공 감미료보다 좋아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주로 소주에 쓰는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300배에서 최대 9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없지만, 요리에 쓰면 쓴맛이 나고 적정량 이상 섭취 시 위장 장애, 구토, 현기증을 일으키며 내분비계를 교란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미료마다 장단점이 있다. 아스파탐은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치를 높이지 않지만 적정량 이상을 먹으면 암을 유발하고, 당뇨병이 악화된다. 수크랄로스는 열에 안정적이라 고온의 요리에 사용하기에 좋고 칼로리도 거의 없지만,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고 복부 팽만, 복통, 설사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에리트리톨은 과일에 존재하는 포도당을 자연발효시켜 만든 천연 감미료로 다른 감미료에 비해 뒷맛이 깔끔해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고,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장내 세균의 균형을 방해해 소화 장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명 레스토랑이나 셰프들은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낮은 요리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토머스 켈러 셰프는 서플란트(Supplant)라는 새로운 설탕 대체재를 개발한 회사와 손잡고 이를 요리에 활용하고 있다. 서플란트는 옥수수, 밀, 쌀과 같은 곡물에서 추출한 섬유소로 만든 천연 감미료인 데다 일반 설탕보다 칼로리는 절반이고, 소화 문제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각광을 받고 있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일부 레스토랑은 디저트처럼 단맛이 필요한 음식에만 자일리톨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분류되긴 했지만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려면 극단적인 상황이 필요하다. 막걸리 33병, ‘제로 콜라’ 55캔을 마셔야 하루 섭취 허용량에 도달한다. 마냥 아스파탐 등 감미료들의 나쁜 점만 볼 필요도 없고, 괴담을 퍼뜨릴 이유도 없다는 뜻이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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