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 의미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2023. 8. 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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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의과학산단 내 조성, 입주기업 제도적 지원 기대
전문가 위주의 추진단 꾸려 미래 먹거리 기반 잘 닦아야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이사

부산에서 드디어 전력반도체(파워반도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부는 지난 7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5곳 추가 지정했다. 그중 부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가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경기 용인·평택(메모리 반도체) ▷충남 천안·아산(차세대 디스플레이) ▷충북 청주(최첨단 이차전지) ▷경북 구미(반도체 핵심 소재) ▷경북 포항(이차전지 소재) ▷울산(미래 이차전지) ▷전북 새만금(이차전지 핵심 광물) 등 7곳이 지정됐다.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 지역은 부산을 비롯해 ▷경기 안성(반도체 장비) ▷충북 오송(바이오 원자재) ▷대구(전기차 모터) ▷광주(자율주행 핵심 부품) 등 5곳이다.

전국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소부장 특화단지를 정부가 지정했지만 전력반도체 전체를 다룰 수 있는 특화단지는 부산이 유일하다. 즉 이런 특화단지 지정은 현 정부도 부산이 전력반도체의 메카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는 시그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부산이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됨으로써 특화단지에 입주하는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되는 제도지원을 받는다. 또한 특화단지 내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생태계가 잘 형성되도록 투자가 이어질 것이다.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된 동남권 의과학 산업단지에는 전력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기업에서 소자를 만드는 기업 그리고 소자를 이용해 전력반도체 모듈 패키지를 만드는, 기업, 이를 이용해서 전력변환장치를 만드는 기업 등 전력반도체 밸류체인을 형성하기 위한 모든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기업에 인재를 공급하기 위한 대학교와 마이스터고등학교 유치 계획도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들었다.

특화단지 지정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부산 기장군 부산테크노파크(TP)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에서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은 부산이 전력반도체 생산의 핵심 도시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부산시는 2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정주 여건 등 기업 부양사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부장 특화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부산시와 부산TP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다른 지자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선도형 특화단지를 힘들게 가져왔다는 것을 필자도 뒤에서 지켜봤기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유치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부산시와 부산TP는 알아야 한다. 신문을 보면 가끔 특화단지 지정이 ‘과연 먹을 것 없는 사업인가’라는 소리가 들린다. 힘들게 특화단지로 지정됐지만 이를 잘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특화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부산시와 부산TP는 이미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사업추진단을 만들고 본사업을 밀고 나갈 것이다. 필자도 전력반도체 전문가로서 전력반도체를 잘 모르는 지자체가 전력반도체의 생태계 초석이 될 수 있는 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힘이 많이 들고 혹시나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본사업추진단은 무엇보다도 전력반도체의 생태계를 잘 아는 인재를 영입하고 그리고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 사업추진단이 단순히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되면 본사업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추진사업단은 전력반도체 생태계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고를 가진 조직으로 운영돼야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전력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필자도 이번 소부장 특화단지 앵커기업의 대표로서 본사업에 그 누구보다 많은 관심이 있고 또한 성공적으로 특화단지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지자체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다.


미래 E-mobility로 평가받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SiC 전력반도체 상용화센터라는 FAB 공장을 특화단지 안에 만들었던 것이 부산 미래 먹거리의 초석이었다면 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부산 미래 먹거리의 기둥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 이제부터 집을 잘 지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산시와 부산TP뿐만 아니라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 그리고 부산 시민이 다 같이 힘을 모아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 올려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부산은 전력반도체 메카로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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