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용수마저 거덜… 속타는 전세계 반도체 ‘물부족’ 우리도 안간힘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TSMC는 요즘 ‘물’ 때문에 고민입니다. 미국에 새 공장을 짓기 시작했는데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3나노 칩을 생산할 공장이 들어서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선 핵심 수원인 콜로라도강 수위가 3분의 1로 줄어들 정도로 역대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기업들은 지역 농부들에게 물 사용권을 사들여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TSMC는 올 초 대만에서도 가뭄이 심각해지자 물 사용량을 10% 줄였고, 최근엔 자사 공장에 재생수를 공급하는 별도 설비까지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물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은 TSMC뿐만이 아닙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한동안 반도체 공장을 돌릴 전문 인력을 구하지 못해 난리였는데, 이번엔 수자원 확보라는 복병을 만난 것입니다. 반도체 라인 한 곳에서는 세정, 식각(에칭) 공정에 하루 10만t가량의 공업용수가 필요합니다.
인텔은 최근 독일 작센안할트주에 330억달러(약 44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도 최근 수년 동안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충분한 수자원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가뭄 현상에 속이 타는 건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주시가 용수 시설 인허가를 반대하면서 착공이 1년 넘게 지연됐습니다. 삼성전자도 공장 주변 상하수도 시설 개선 사업에 투자하고 반도체 세척 용수를 정화해 재사용하는 등 절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은 물 사용량 세계 3위인 물 부족 국가인데, 오는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도체 공장뿐 아니라 산업계에서 쓸 용수가 없어 가동이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국가 차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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