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의 그림은 장식이 아닌 진실 그 자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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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에게 그림은 장식이 아닌 진실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정물화를 그리며 과일의 썩어가는 단면과 시든 이파리까지 담아냈습니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순간뿐 아니라 썩어가며 누추해지는 과정까지 세상의 일부라는 진실을 밝힌 것이죠."
고 교수는 "카라바조가 그린 종교 인물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이라며 "꾸밈없는 진실한 인간 세상을 그린 카라바조의 작품이 개신교가 추구하는 시대정신과 맞아떨어졌기에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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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희 한양여대 명예교수
‘누추한 것도 세상 일부’ 진실 밝혀… 맨발의 청빈한 종교 인물들 그려
개신교 추구했던 시대정신과 부합
“카라바조에게 그림은 장식이 아닌 진실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정물화를 그리며 과일의 썩어가는 단면과 시든 이파리까지 담아냈습니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순간뿐 아니라 썩어가며 누추해지는 과정까지 세상의 일부라는 진실을 밝힌 것이죠.”
책은 카라바조와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의 관계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바로크 시대 플랑드르의 화가 루벤스(1577∼1640)가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고 교수는 이들의 접점을 삶에서도 찾아냈다. 1605년 루벤스의 친형이 당대 카라바조의 후원자였던 보르메오 가문의 대주교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루벤스와 카라바조가 같은 이에게 후원을 받는 기간이 있었다는 것. 이 기간 루벤스가 카라바조의 작품 ‘그리스도의 매장’(1602∼1604년)을 접하고 구도 등이 비슷한 동명의 작품(1612년)을 그렸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카라바조의 대표작 중 하나로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을 꼽았다. 그는 “당대엔 가만히 손을 모으고 있는 인물화가 주종이었는데, 얼굴을 찡그리는 찰나의 순간도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화들짝 놀라는 손짓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그림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0월 9일까지 열리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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