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달의 남극

주춘렬 2023. 8. 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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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남극은 사막의 오아시스라 불린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2010년 달 표면 충돌실험을 통해 남극 분화구에서 약 41갤런(158ℓ)의 얼음과 수증기를 발견했다.

하지만 달의 남극은 험난한 지형과 많은 먼지, 잦은 통신두절 탓에 아직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는 남극으로 향하다 20일 궤도를 이탈해 달 표면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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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남극은 사막의 오아시스라 불린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2010년 달 표면 충돌실험을 통해 남극 분화구에서 약 41갤런(158ℓ)의 얼음과 수증기를 발견했다. 이 물은 정수과정을 거치면 먹을 수 있고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 우주선 연료로도 쓸 수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올 3월 달 토양을 분석해 달이 머금은 물의 양이 최대 2700억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달의 남극은 험난한 지형과 많은 먼지, 잦은 통신두절 탓에 아직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통상 일교차가 300도에 달하는데 남극은 10도 정도다. 해가 1년 중 80% 비춰 태양광 자원도 활용이 가능하다. 달은 ‘하늘에 떠 있는 광산’이라 불릴 정도로 자원의 보고다. 핵융합 원료인 헬륨3이 100만t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핵융합은 원자력발전 동력인 핵분열보다 약 4.5배가량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또 ‘4차산업 혁명의 쌀’인 희토류, 우라늄, 백금과 수은 등 희귀자원이 가득하다. 달의 남극은 이런 자원을 선점하고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등 먼 우주로 나갈 전초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곳이다. 강대국들 간 선점 경쟁이 불붙는 까닭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47년 만에 달 탐사선을 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는 남극으로 향하다 20일 궤도를 이탈해 달 표면에 추락했다. 이번에는 인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3호가 오늘 남극 정복에 도전한다. 미국은 2025년 우주비행사 2명을 달 남극에 보낼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3년 만에 인류가 다시 달에 발을 디디게 된다. 중국도 내년 창어6, 7호를 쏴 남극 탐사에 나선 데 이어 2030년에는 자국 우주인의 달착륙을 시도한다.

한국의 달 탐사는 한참 뒤처져 있다. 2030년 달 주변을 위성처럼 도는 달 궤도선을 보내고 2년 후 무인탐사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그 첫발인 우주항공청 설립조차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난다. 우주 전담기구가 없는 나라는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이 유일하다. 이래서는 5대 우주 강국 도약은 한여름 밤의 꿈일 따름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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