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산업도 최고 규제는 경쟁 [한국의 창(窓)]

2023. 8.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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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이 최근 K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K팝, 한국영화, 게임에 이어서 웹툰, 웹소설로 대표되는 기반 콘텐츠 산업도 그 관심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으며 영화, 드라마에 참신한 소재들을 제공하는 보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많은 규제법안들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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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으로 각광 받기 시작한 K콘텐츠
오징어게임 이후 수익 강제배분 규제 논의
투자축소와 상대적 약자에 대한 피해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한류 열풍이 최근 K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K팝, 한국영화, 게임에 이어서 웹툰, 웹소설로 대표되는 기반 콘텐츠 산업도 그 관심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으며 영화, 드라마에 참신한 소재들을 제공하는 보고가 되고 있다. 최근 이와 같은 중요성을 느낀 것인지 애플과 아마존도 웹툰 시장에 진출하여, 글로벌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많은 규제법안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최근 제안된 한 법안은 영화 지원 계약 시 흥행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영화감독에게 추가 보상을 강제화시키는 법안이다. '오징어게임'이 그 성공에 비해 기존 기본보상을 제외한 모든 이익이 넷플릭스에 귀속되어 과다하다는 입장에서 나온 법안인데, 안타깝게도 시장에 실제로 적용될 경우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몇 가지 문제점을 생각해 보자. 첫째 부족한 보상에 대한 부분은 이미 시장에서 다른 형태로도 보상이 되고 있다는 면이다. 오징어게임 사례로 볼 때도, 기존 수입에 대한 추가 보상 규정은 없지만 사후적 보상 형태로 속편 제작 기회와 늘어난 보수 등이 있다.

둘째, 영화 투자기업의 전체 수익이 추가 보상을 따질 만큼 많지 않다는 부분이다. 향후 가치 등은 있겠지만, 성공한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영화, 드라마에 동시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그 수익률은 타 산업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부족한 투자를 심지어 정부 지원에 의지하는 측면이 있는데, 추가 보상 조항을 넣을 경우 전체 투자 차원에서 이미 부족한 투자를 더 줄일 우려가 있다. 실제로 유사한 추가적 보상을 해외기업과 논의했던 프랑스 정부의 경우, 추가 보상 조건과 함께 프랑스 전체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는 조건까지 요구했는데, 이는 새로운 보상 조건이 투자를 줄일 것을 강제 규제가 아니면 막을 수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를 줄이는 것까지 규제로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시장체제를 거스르는 생각이며, 시장은 결국 투자를 줄일 것임을 생각하여야 한다.

셋째, 부작용의 피해가 대부분 더 열악한 조건에 있는 비인기 영화감독에게 가게 된다는 점이다. 투자를 줄여야 한다면, 수익이 불확실한 무명 영화인에 대한 투자부터 시작될 것이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더욱더 약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일례이지만, 이 사례는 규제의 반대급부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유사한 일은 여러 규제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세심한 고려 없이는 K콘텐츠 산업의 성장이 크게 저해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 산업에는 큰 규모 기업과 그 확장에 대해 과거 재벌과 같은 맥락의 부정적 인식도 있다. 하지만 콘텐츠 결합 측면에서 웹툰부터 영화, 드라마까지 다양한 콘텐츠에 일련의 투자를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현재와 같이 큰 규모의 기업들이 존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 측면에서도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을 위해 콘텐츠 결합을 다양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 기업이 필요하다.

소수 기업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면, 정책당국은 막연한 독과점 우려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기업들이 보다 많이 탄생하도록 산업의 성장을 독려하는 게 낫다. 최고의 규제는 경쟁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콘텐츠 기업들이 과점 구조를 이루며 성장하여, 한국 기업들이 시장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유지하며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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