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장관 방중 앞두고 美, 中에 유화 제스처

리튬업체 등 27개 中기업·기관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서 제외

미국 정부가 27개 중국 기업과 단체를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서 제외했다. 오는 27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 기업·단체 27곳의 이름을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수출통제 우려 대상)에서 삭제했다. 명단에서 제외된 기업에는 리튬 배터리용 소재 생산업체 광둥광화 과학기술과 센서 제조업체 난징 가오화 과학기술, 대학 등이 포함됐다.

미검증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나 단체는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블랙리스트 검증 대상으로 분류된다.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만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라 제재를 받게 된다. 미 상무부는 이번에 미검증 명단에서 삭제된 기업과 단체가 생산하는 제품의 최종 소비자에 대한 검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러몬도 장관 방중에 앞서 긴장 완화를 위한 유화책으로 해석된다. 러몬도 장관은 이달 27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서로에게 부과한 수출통제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중국에 파견하며 상황 관리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도 환영의 뜻을 전하며 미국의 조치에 호응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2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중국 기업 27곳이 미검증 명단에서 제외됐다"며 "이것은 중·미 양국 기업이 정상적인 무역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