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결승골' 인천, 하이퐁과 연장 혈전 벌여 3-1 승리…창단 첫 ACL 본선행 기쁨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사상 첫 아시아 무대 진출의 꿈이 실현됐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하이퐁FC(베트남)에 연장 접전을 벌여 3-1로 승리 했다. 역대 K리그 팀이 PO에서 모두 조별리그 진출한 전통도 이어갔다.
지난해 K리그1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획득한 인천은 하이퐁에 승리해야 구단 창단 최초 ACL 본선 무대 진출이 가능했다. 단판 승부였고 승리를 가져오면서 리만(홍콩)을 3-0으로 이긴 우라와 레즈(일본)와 오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예정된 본선 조추첨에 4번 포트에 배정됐다.
1번 포트에는 울산 현대, 전북 현대(이상 한국)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우한 싼전(중국)이 배정됐다. 2번 포트에는 포항 스틸러스(한국), 산둥 타이산(중국), 가와사키 프론탈레, 반포레 고후(이상 일본), 방콕 유나이티드(태국)가 포함됐다.
하노이FC(베트남), 카야 일로일로(필리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멜버른 시티(호주), 라이온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가 3번 포트다. 인천은 4번 포트에 들어가 이들을 상대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인천 입장에서는 첫 경험이고 모두 쉽지 않은 상대라 상당한 도전이다.
일본 빗셀 고베에서 복귀한 인천의 상징 무고사와 독일 분데스리가에 도전했던 천성훈 투톱에 음포쿠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ACL 경험이 많은 이명주가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오반석이 최후방에서 수비를 조율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국제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5분 만에 브라질 명문 그레미우, 보타포고와 그리스 파나티나이코스에서 뛰었던 유리 마무테에게 실점했다. 후방에서 응우옌 하이 후이가 수비 뒷공간으로 띄운 패스를 마무테가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뒤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도 공세를 취했지만, 너무 급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높이를 활용해 공격을 시도했고 16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무고사가 크로스한 볼을 음포쿠가 뒤로 흘렸고 천성훈이 수비 앞에서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인천 팬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하이퐁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인천에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었다. 41분 왼쪽에서 연결된 코너킥을 비코우 비사이스가 왼발 슈팅한 것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고 뒤에서 공격에 가담한 트리우 비엣 홍이 머리로 골대를 겨냥했지만, 위로 벗어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인천은 천성훈과 이명주를 빼고 제르소와 프랜차이즈 스타 김도혁을 내세웠다.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고 제르소의 스피드가 통하면서 슈팅이 연이어 나왔다. 2분 제르소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하이퐁 수비는 대형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인천도 패스가 부정확해 그나마 아찔한 장면은 덜했다.
18분, 인천이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 오반석, 미드필더 음포쿠를 빼고 에르난데스, 김보섭을 넣었다. 플랫3 수비를 플랫4로 바꾸면서 전문 수비수 한 명을 줄이는 대신 공격으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였다. 공격에만 제르소-무고사-에르난데스-김보섭 4명이었다. 승리 아니면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는 점에서 더 공격적이었다.
22분 무고사의 헤더가 골키퍼 손에 걸렸다. 맞고 나온 볼을 무고사가 다시 잡아 슈팅했지만, 이번에는 등에 맞았다. 그래도 금방이라도 골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자 하이퐁은 경기 흐름을 천천히 가져가며 인천의 조바심을 유도했다. 26분에는 선수 3명을 동시에 교체했다. 특히 인천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는 르엉 쓰언 쯔엉의 등장이 눈에 띄었다.
골을 넣으려는 인천의 의지는 대단했지만, 하이퐁도 역습으로 맞섰다. 한 골 승부로 흘러가는 분위기였고 누군가가 더 정확하게 슈팅하느냐가 관건이었다. 41분 인천이 문지환을 빼고 신진호를 넣으며 공격에 모든 운명을 걸었고 추가 시간은 7분이 주어졌다. 체력과 정신력 싸움의 시간이었지만, 정확한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그대로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 인천은 하이퐁 페널티지역 안까지 패스로 전진해 들어갔다. 과정은 좋았으나 마무리가 부정확했다. 그래도 차분하게 볼을 앞으로 가져갔고 10분 제르소가 무고사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해 중앙으로 연결, 뒤에서 침투한 에르난데스가 다시 균형을 깨는 곳을 넣었다. 완벽한 과정과 결과였다.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하이퐁이 총공세에 나섰다. 인천은 강윤구를 빼고 김연수를 넣어 수비를 보강했다. 공간이 생긴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던 인천이기에 정확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고 제르소가 전방에서 흔들고 델브리지-김동민-오반석 수비가 치열하게 방어했다.
추가 시간 2분이 주어졌고 김동민의 핸드볼 파울로 프리킥 기회가 주어졌지만, 잘 막았고 마지막 역습 기회에서 제르소가 골키퍼가 미드필드까지 나와 볼을 처리하려던 것을 가로채 그대로 골지역까지 들어가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끝냈다. 기쁨과 환희의 골이었고 본선 진출에 모두가 소리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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