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의 인천, 연장 혈투 끝에 하이퐁 꺾고 ACL 본선 진출

인천 유나이티드 에르난데스(왼쪽)가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이퐁과의 2023~2024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연장 전반 10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쉽게 이기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팽팽하게 진행된 승부는 끝내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하늘에서 폭우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밟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투지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도 상대가 보인 빈틈을 놓치지 않고 결정타를 날린 인천이 천신만고 끝에 ACL 본선에 올랐다. 인천은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이퐁(베트남)과의 2023~2024 ACL 플레이오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이겨 본선에 합류했다. 인천이 본선에 합류하면서 K리그는 이번 시즌 ACL 조별리그에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인천 등 4개 팀이 나서게 됐다.

인천은 이날 주전 다수를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전력상으로는 인천이 하이퐁에 월등히 앞서있었다.

하지만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린 하이퐁의 전술에 전반 5분 만에 일격을 당했다. 페널티지역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하이퐁의 외국인 공격수 유리 소우자 알메이다를 인천 수비진이 제지하지 못했고, 알메이다의 오른발 슈팅이 인천 골문 구석 상단에 깨끗하게 꽂혔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인천은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고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전반 17분 균형을 맞췄다. 무고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감각적인 크로스가 음포쿠의 머리를 살짝 비껴 지나갔고, 뒤에 있던 천성훈이 머리를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제르소를 투입한데 이어 후반 19분 에르난데스까지 교체 출전시키며 본격적으로 하이퐁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아쉬운 결정력을 보이며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비까지 쏟아지면서 선수들의 몸이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 가운데 연장 전반 10분, 인천이 단 한 번의 역습으로 마침내 리드를 가져왔다. 제르소가 무고사와의 원투패스를 통해 페널티지역 왼쪽을 빠르게 돌파했고, 이어 골문 앞으로 올린 땅볼 크로스를 에르난데스가 마무리했다. 이후 인천은 하이퐁의 마지막 반격을 잘 막아냈고, 경기 종료 직전 제르소가 상대 골키퍼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뒤 그대로 추가골을 꽂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인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