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의 날’ 만루포로 만세
빅리그 첫 그랜드슬램으로 한국인 3번째 ‘ML 300안타’ 고지…‘20-20’도 눈앞, 홈런 3개만 남아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손꼽히는 ‘공수 겸장’ 내야수로 거듭난 샌디에이고 김하성(28)이 이번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빅리그 진출 3년 만에 처음 맛본 만루홈런이다.
김하성은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대포를 날렸다. 구단에서 준비한 ‘김하성 데이’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스스로 큼지막한 축포를 쐈다.
김하성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가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를 상대로 우전 2루타를 때리며 방망이를 예열했다. 그는 시즌 28번째 도루로 3루를 훔친 뒤, 매니 마차도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렸다.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보여준 김하성의 방망이는 2회말 더욱더 뜨겁게 타올랐다. 1사 만루, 절호의 기회 앞에 선 김하성은 0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웨더스의 3구째 시속 155.5㎞ 몸 쪽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시즌 17호 홈런이자 빅리그 첫 만루홈런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 최지만에 이어 역대 5번째 기록이다. 김하성은 또 이 홈런으로 추신수(1671개), 최지만(365개)에 이어 한국인 타자로는 3번째로 빅리그 3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1도루로 맹활약한 김하성을 앞세워 마이애미를 6-2로 꺾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 명실상부 샌디에이고 최고의 야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김하성은 팀 내 타율(0.280) 1위, 도루(28개) 1위, OPS(출루율+장타율·0.819) 2위, 홈런(17개) 4위, 타점(49개) 4위 등 대부분의 타격 성적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6.0으로, MLB 전체 4위다.
이런 활약 속에 김하성이 만루포까지 터뜨리자 현지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김하성의 만루홈런 이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 “HSK(김하성의 이니셜)의 S는 slam(그랜드슬램)을 의미한다”는 글을 올리며 크게 기뻐했다.
MLB닷컴은 “2023시즌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번 시즌 김하성 없는 샌디에이고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극찬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뒤 “지금 추세라면 20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하성은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김하성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첫 만루홈런을 기록해 기분이 좋지만, 팀이 이겨 더 기쁘다”며 “오늘의 기운을 내일 경기에서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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