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석달 만에 14조 증가…‘엇박자’ 규제 완화로 불 붙은 가계부채
[앵커]
금리가 오르면서 한동안 줄어들던 가계 빚이 2분기 들어 치솟았습니다.
금리가 높아도 지금 집을 사겠다며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30대 직장인은 두 달 전 6억 원을 대출받아 서울에 집을 샀습니다.
매달 200만 원 넘게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합니다.
올해 들어 정부 규제 완화로 9억 원 초과 아파트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황인건/직장인 : "사실 서울에서는 9억을 넘지 않는 집, 아파트가 많이 없는데. 그런 아파트들에 대해서도 많이 이제 (정부가) 매매를 장려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이면 용기를 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수요가 몰리며 2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4조 천억 원 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됐습니다.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 등은 7분기 연속 감소했는데, 주택담보대출만 이례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전체 가계 대출 규모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부동산과 대출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결과라고 얘기합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집을 사면)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라는 믿음이 지금 퍼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대출 규제도 풀어주는 마당에 대출을 받아서 빨리 집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3분기들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려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오늘/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조금 회복이 느린 것. 이런 경기에 대한 요인. 특히 최근에 늘어난 가계부채, 이런 다양한 면을 고려해서…"]
정부는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대출 상품에 제동을 거는 등 뒤늦게 빚 줄이기에 나섰지만, 앞서 발표한 역전세 대책이나 특례보금자리론 등 빚을 더 낼 수 있게 한 정책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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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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