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권유로 피해” 논 콩 농가 보상 요구
[KBS 광주] [앵커]
정부가 올해 농민들에게 논에 콩을 심으라고 권했습니다.
쌀 공급 과잉을 덜기 위해서였는데, 하필 비가 많이 와서 말라 죽는 피해가 심각합니다.
농민들은 정부가 파종을 권한 만큼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트랙터가 콩을 심어 놓은 논을 갈아엎습니다.
파종 두 달, 콩이 한창 크고 여물어갈 때지만,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6월부터 7월까지 계속된 장마로 물에 잠겨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입니다.
[김선근/논콩 재배 농민 : "이미 경작 불능으로 판명 난 것은 100%고요, 그나마 조금 살려보려고 하는 게 만 평 정도 됩니다. 날마다 울고, 날마다 술 먹습니다."]
전남에서 호우로 피해를 본 논 콩 면적은 전체 2천 4백 헥타르 가운데, 약 1/3인 7백 50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배가 넘습니다.
논 콩은 정부가 쌀 생산량 감축을 위해 처음 시행한 '전략 작물'입니다.
논에 벼 대신 콩을 심으면 일정 금액을 지원해가며 작목 전환을 유도한 겁니다.
전남의 3천여 농가가 참여했는데, 전국에서 전북 다음으로 많습니다.
논 콩을 갈아엎은 농민들은 정부가 권장해서 재배를 시작했다며 정부가 피해액 전부를 보상할 것으로 요구했습니다.
농민들은 쌀이 100% 자급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쌀값 하락 원인을 생산 과다로 보고 콩을, 그것도 배수가 안 되는 논에 권장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런데도 피해 조사에는 소극적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를 비판합니다.
[윤일권/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의장 : "말짱한 논에 콩을 심게 해서 이렇게 이 모양 이 꼴을 만들어 놓은 이 정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농식품부는 논콩 피해가 나서 다른 작물로 대체할 경우에도 직불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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