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즉시 떠나라”…美, 자국민에 권고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설치된 철책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주재 미 대사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벨라루스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또 벨라루스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여행 금지)로 조정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벨라루스 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계속 조장하고 있고 벨라루스 내 러시아군도 증강되고 있다”면서 “현지 법의 자의적 집행, 구금 위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벨라루스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의 국경지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데 띠른 것이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인접국들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지난 6월 말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에 실패한 뒤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기자 국경 지대 경계를 강화해왔다.

더욱이 이달 초 벨라루스군과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 훈련까지 벌이며 이들 국가를 자극해왔다. 이에 폴란드는 국경 일대에 병력 1만여명을 증파했고, 리투아니아는 최근 국경 검문소 6곳 중 2곳을 폐쇄했다. 폴란드는 국경검문소 1곳, 라트비아는 2곳만 개방해둔 상태다.

미 국무부는 “이들 국가가 추가로 국경검문소를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개방돼 있는 검문소를 통해 벨라루스를 떠나라”라고 자국민들에게 권고했다.

한편,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반란 실패 후 처음으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활동할 용병 모집에 나섰다.

바그너 그룹은 그동안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군사 지원을 대가로 광물개발권 등 각종 이권을 챙겨왔다. 러시아 정부도 2014년부터 바그너 그룹을 앞세워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