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비위 공무원에도 승진 문 여나
교육청 “적극행정으로 실수한 직원 회복 목적” 취지 설명
광주시교육청이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에게 근무성적 평정(근평) 때 낮은 등급을 주도록 한 규정을 개정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규정이 바뀌면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근평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뒤 승진할 수 있게 된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시교육감 소속 5급 이하 지방공무원 평정업무 처리 지침’ 일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징계가 확정된 공무원들에게 근평에서 불이익을 주도록 한 ‘징계처분자 등에 대한 근무성적 하향 평정’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6개월에 1회씩 근평을 하고 있다. 평정은 ‘수(상위 20% 이내)·우(상위 21~60%)·양(상위 61~90%)·가(상위 91~100%)’ 4개 등급으로 진행된다. 근평은 공무원 승진서열명부 작성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현재 지침은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양’ 이하로 평정하도록 하고 있다. 경징계인 ‘견책’만 받아도 근평 2회에서 ‘양’ 이하 평정을 받는다. 감봉은 근평 3회, 중징계인 정직·강등은 4회까지 ‘양’ 이하 평정을 받아야 한다. 비위 공무원에게 낮은 등급을 부여,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이런 규정을 대폭 완화하려 한다. 개정안은 경징계는 근평 1회, 중징계도 2회만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반드시 ‘양’ 이하의 낮은 등급을 주도록 했던 규정은 폐지하고 대신 ‘직전 평정보다 하향 평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징계를 받았더라도 ‘높은 근평’을 유지할 수 있다. 평정 64~70점이 ‘수’ 등급인데 70점으로 ‘수’를 받은 공무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현재 지침으로는 ‘양’ 이하를 2년간 4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새 규정이 적용되면 70점보다 낮은 점수만 주면 돼 1점이 깎인 69점으로 다시 ‘수’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징계자가 높은 근평을 유지하면 정부의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에 따른 징계자의 ‘승진서열명부 제외’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승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이 규칙은 강등·정직은 18개월, 감봉은 12개월, 견책은 6개월 동안 승진서열명부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박상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시교육청 지부장은 “현 지침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은 ‘승진명부 제외’ 기간이 끝나도 연속된 낮은 근평으로 인해 사실상 승진이 힘들었다”면서 “지침이 개정되면 중징계를 받은 공무원도 승진할 수 있게 된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전공노 등의 반대에 지난달 1일부터 적용하려던 지침 시행을 유예하고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육청은 “공무원들이 과거 ‘적극행정’으로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기존 지침은 징계를 받으면 승진에서 밀려 회복이 어려웠다. 이를 조금 완화하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조만간 다시 한번 의견을 수렴해 변경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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