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밀입국’ 중국 인권운동가…난민요청 두고 해경과 엇갈린 진술
“줄곧 난민 지정 요청” 주장
해경 “의사 밝힌 적 없어”
지난 16일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항으로 밀입국한 중국인은 중국 정부에 출국 금지당한 인권운동가 취안핑(35)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문구가 새겨진 상의를 입은 채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구금된 인물이다.
취안핑은 해경에 붙잡힌 뒤 줄곧 ‘난민 신청’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경은 “취안핑이 난민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 말이 엇갈리고 있다.
인천 해양경찰서는 2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취안핑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 산둥 지역에서 1800㏄급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해 바닷길 약 300㎞를 건너 인천 지역 해안에 도착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쯤 취안핑이 탄 제트스키를 탐지하고 미확인 선박 추적을 시작했으며 오후 9시23분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제트스키가 좌초한 것을 파악하고 해경에 알렸다. 취안핑은 오후 9시33분쯤 소방당국에 구조를 요청해 오후 10시28분쯤 해경에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취안핑은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항으로 밀입국했다”며 “그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난민 신청을 하거나 망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씨는 “구치소에서 그를 면회했다”며 “취안핑은 중국 인권운동가로 해경에 붙잡혀 조사받을 때부터 검찰에 송치될 때까지 줄곧 난민 지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면회 후 SNS에 글을 올렸다. 이씨에 따르면 취안핑은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태어나 2012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중국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취안핑은 평소 중국 정부의 정치 검열을 비판하고 구금 중인 인권 변호사들을 공개 지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권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이씨는 “그는 2016년 시진핑을 풍자하는 시틀러’(XITLER·시진핑+히틀러)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셀카를 트위터에 올려 중국 비밀경찰에 체포돼 ‘국가권력전복선동죄’로 4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밀입국 시도 배경에 중국 정부의 정치적 박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그는 2017년 2월 지린성 옌볜재판소에서 위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출소한 후에도 중국 정부가 출국을 금지하고 감시를 계속해 해외로 망명을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철·강은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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