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고 마구 보유자가 日 투수 영입 ‘강추’했다… 벌랜더-슈어저 후계자 나오나

김태우 기자 2023. 8. 2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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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전망인 야마모토 요시노부
▲ 야마모토는 사와무라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일본 최고의 투수로 뽑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구종 가치는 여러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어쨌든 투수로서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게 가장 좋다. 콘택트가 되면 설사 그 타구가 아웃이 된다고 해도 ‘안타의 여지’를 남기는 까닭이다. 최근 ‘헛스윙 비율’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가 잣대 중 하나가 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인상적인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30)는 리그 최고의 마구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일본에서부터 ‘유령’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명성을 날렸던 전가의 보도 포크볼이다. 센가는 최고 90마일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이런 투수를 상대로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제대로 골라내는 건 너무 어렵다. 게다가 센가는 포크볼의 움직임은 물론 제구까지 좋다.

실제 많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센가의 포크볼에 고전하고 있다. 센가는 올해 전체 투구의 22.8%를 포크볼에 할애한다. 평균 구속은 83.3마일(약 134㎞) 수준으로, 포심 평균 구속(95.7마일)과 약 12마일(19.3㎞) 정도의 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 포크볼은 맹렬하게 떨어지거나 존을 파고든다. 센가의 올해 포크볼 피안타율은 0.128, 피장타율은 0.152에 불과하다. 22일(한국시간)까지 498개의 포크볼을 던졌는데 피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다.

헛스윙 비율은 리그 최고다. 센가의 포크볼에 방망이를 낸 타자들은 58.6%나 헛손질을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그 어떤 구종보다 더 높은 헛스윙 비율이다. 올해 맹위를 떨치며 리그 최강의 구종 하나로 등극한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의 슬라이더(56.4%)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시즌 초반 볼넷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리그에 많이 적응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적을 끌고 가고 있다. 센가는 시즌 23경기에서 129⅔이닝을 던지며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안타율은 0.211로 양호하고,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0.69개로 뛰어나다. 피장타를 억제하는 능력 또한 좋다. 첫 시즌에 이 정도면 사실 더 바랄 것이 없을 수준이다.

▲ 야마모토는 빠른 공은 물론 변형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라는 필살기를 보유하고 있다
▲ 야마모토의 특별한 재능을 잘 알고 있는 대표팀 선배 센가 코다이

그런데 그런 센가가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중 하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가 그 주인공이다. 일본 최고 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와무라상을 이미 두 차례나 수상(2021~2022)하며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은 체구지만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제구와 커맨드, 공격적인 투구 내용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종합하면 일본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예정이다. 이미 미 언론들이 매기는 ‘2023-2024 오프시즌 FA 랭킹’에서 죄다 10위 내에 포진하고 있다. 올해 FA 시장은 특급 에이스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야마모토의 값어치가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다.

센가는 야마모토의 성공을 확신한다. 센가는 21일(한국시간)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최고 수준의 선수였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는 놀라운 만능 선수”라면서 “구속도 있고, 강하게 던질 수 있으며 좋은 제구력과 커맨드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낙폭이 큰 오프스피드 피치도 구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야마모토는 기본적인 포심패스트볼 외에도 투심과 커터라는 변형 패스트볼, 또한 최정상급이라는 150㎞에 이르는 고속 스플리터, 완급 조절을 할 때 쓰는 커브를 던질 수 있다. 슬라이더도 간간히 던진다.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많다. ‘작은 체구’와 ‘내구성’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최대 이슈지만, 우승 도전 팀이라고 해도 3선발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

당장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팀이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다. 메츠는 우승을 위해 차례로 영입했던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를 이번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모두 팔았다. 2024년보다는 그 뒤에 우승을 노리는 전략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선발진을 재건할 필요가 있고, 아직 젊은 야마모토는 메츠에게 딱 어울리는 선수다.

▲ 빌리 에플러 뉴욕 메츠 단장은 일본인 선수들의 영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 총액 1억 달러는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 또한 ‘지일파’다. 에플러 단장은 LA 에인절스 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 뜨거웠던 오타니 쇼헤이 영입전의 최종 승리를 이끈 인물이다. 메츠로 와서는 센가를 5년 7500만 달러에 영입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을 잘 안다. 센가 또한 “빌리(애플러 단장)가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고 일본인들과 교류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건 명백하다. 프리젠테이션 기술도 놀랍다. 메츠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센가는 다리를 놔줄 용의도 있다고 했다. 센가는 “일단 남은 시즌 그(야마모토)가 건강하길 바라고 있다. (구단의) 포스팅시스템 허락도 통과해야 한다”면서도 “일단 그것이 끝나면 팀은 나에게 (야마모토에 대해) 물어볼 것이고, 야마모토도 나에게 물어볼 것이다. 그 둘과 모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본으로 총액 1억 달러 이상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야마모토의 차기 행선지가 어디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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