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대구 도심서 벌어진 '멧돼지' 추격전···"3시간 만에 사살"

지난 19일 대구 아파트 단지 주변에 멧돼지의 모습. 사진=대구소방본부 제공

[서울경제]

한밤중 대구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경찰과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0시 39분쯤 대구 수성구 신천대로 파동IC 인근에서 몸무게 65kg가량의 멧돼지 1마리가 최초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멧돼지는 이미 현장을 이탈한 후였다. 이후 오후 11시 4분쯤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멧돼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 경찰과 소방당국, 남구청 멧돼지 기동포획단이 공동 포획에 나섰다.

결국 이들은 멧돼지가 출몰한 지 약 3시간여 만인 오전 1시 30분께 처음 목격된 곳에서 600m가량 떨어진 다른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멧돼지를 사살했다.

멧돼지가 도심을 돌아다니는 동안 사람이 다치거나 차량 등이 훼손되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남구청은 멧돼지 발견 신고가 접수된 뒤 주민들에게 문자를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주택가 집안으로 침입해 주민을 공격하고 달아난 멧돼지. 사진=대구소방본부 제공

불과 2주 전인 지난 6일에도 대구 수성구 주택가에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 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집 안으로 들이닥친 멧돼지에게 물린 A씨(62)가 다리와 팔을 심하게 다쳤고 복부에도 찰과상을 입었다. 또 다른 부상자인 B씨(58)는 멧돼지를 피해 도망치다가 옥상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쳤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멧돼지가 출몰하는 이유를 두고 멧돼지들이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지렁이가 많은 산 밑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렁이는 체내에 염분이 많다고 한다.

환경부와 소방청 등 관계 당국은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움직이지 말고 침착하게 멧돼지의 움직임을 똑바로 바라볼 것 △가까운 나무 등 은폐물 뒤로 몸을 피하고 멧돼지의 다음 행동을 주시할 것 △멧돼지를 위협하거나 무리하게 접근하지 말 것 △공격 위험을 느끼면 높은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하거나 가방으로 보호할 것 등의 행동 요령을 안내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등산로나 도심에서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 달아나거나 소리를 지르면 흥분해서 달려들 수도 있다”며 “등을 보이는 등 겁먹은 행동을 보이지 말고 침착하게 벗어난 뒤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