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길바닥은 '끈적' 꼬치는 '뾰족'…탕후루 열풍 속 그림자
과일을 꼬치에 꽂고 설탕물을 묻혀 과일사탕처럼 만든 '탕후루'가 요즘 인기입니다. 문제는 찾는 사람이 많아지니 먹고 남은 걸 아무 데나 버리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바닥은 끈적거리고 꼬치는 날카로워서 청소도 쉽지 않습니다.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금 시간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시민들은 탕후루를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요, 바로 옆쪽에는 나무 꼬치를 끼울 수 있는 큰 통이 마련이 돼 있습니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걸 막기 위해 상인이 설치한 겁니다.
하지만 골목 바닥에는 먹다 버린 탕후루 과일과 꼬치 등이 버려져 있습니다.
더 돌아봤습니다.
화단에도 하수구 위에도 계단에도 탕후루 쓰레기가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15분간 땅에 떨어진 탕후루 꼬치를 주워봤는데요, 준비해 온 1.5리터 페트병이 금세 가득 찼습니다.
세어보니 30cm 길이 나무 꼬치가 80개나 됩니다.
이곳에는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바닥 아래에는 탕후루 꼬치 쓰레기들이 무더기로 떨어져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일반 봉지에도 이 뾰족한 나무 꼬치가 꽂혀 있는데요, 사람들이 이곳 근처에서 먹다가 그대로 버리고 간 걸로 보입니다.
[인근 상인 : 지저분해지잖아요. 끈적이기도 하고. 누군가가 한 사람이 버리면 거기 계속 버리게 되더라고요.]
편의점과 식당, 카페에는 탕후루 반입 금지 안내문까지 붙었습니다.
[카페 직원 :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찢어지니까. 저희도 버리기가 난감해서 버리지 말아 달라고 써놓은 거예요.]
탕후루를 파는 곳도 방법이 없습니다.
[왕귀성/홍대 '왕가탕후루' 운영 : 가게 주변만큼은 제가 수시로 체크하고 정리를 하죠. '드시고 나면 저희 집에 갖다주세요'라고. (다른 곳에 버리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죠.]
탕후루 꼬치는 부러뜨려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합니다.
[청소노동자/서울365 청결기동대 : 잘 쓸리지도 않아요, 꼬치는. 빗자루에도 이렇게 걸리고. 또 앉아서 이렇게 해서 버려야 돼.]
하지만 잘 알지 못합니다.
[시민 : 아 버리면 안 되는 건가요?]
[들어는 봤는데 이게 하기가. 번거로우니까.]
치우다 보면 날카로운 꼬치에 찔려 다칠 때가 많습니다.
탕후루뿐 아니라 감자나 닭꼬치 등 다른 것들도 문젭니다.
[청소노동자/서울365 청결기동대 : 저도 (꼬치에 찔려서) 피나고 그랬습니다. (장갑을) 끼워도 이렇게 뾰쪽하니까.]
환경부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꼬치류 쓰레기 관련해) 통계가 잡히는 거는 없어요. (배출 요령) 가이드라인에 '봉투가 찢어지지 않도록 꺾어서 버려달라'던지 그 정도는 추가할 수는 있을 거 같아요.]
탕후루를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거리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맛있게 먹는 것도 좋지만 뒤처리도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 : 강은혜 / VJ : 박태용 / 인턴기자 :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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