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엄청난 에너지에 감동" 멜빈 감독 극찬 퍼레이드, 156㎞ 강속구→첫 그랜드슬램 폭발

노재형 2023. 8. 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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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2회 만루홈런을 치고 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2회 만루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김하성을 맞아주는 샌디에이고 동료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올시즌 타격 실력까지 인정받게 된 원동력은 선구안에서 찾을 수 있다.

선구안은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 내는 능력이다. 존을 벗어나는 유인구에 속지 않고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게 김하성의 타격 스타일로 안착했다. 김하성의 올시즌 삼진 비율은 19.7%로 통산 19.5%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볼넷 비율은 12.2%로 통산 9.7%를 크게 웃돈다.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라는 소리다.

선구안이 향상되니 빠른 공 적응력도 좋아졌다. 지난해까지 90마일대 중후반의 빠른 공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하성은 올시즌 직구 킬러로 불릴 만큼 강속구를 제법 잘 쳐내고 있다. 21일(이하 한국시각)까지 김하성의 지난해와 올해 구종별 타율을 비교해 보니 포심 직구에 대해서는 0.222→0.256, 싱커에 대해서는 0.278→0.291로 각각 높아졌다.

올시즌 만루홈런을 친 샌디에이고 선수는 김하성과 개리 산체스 둘 뿐이다. AP연합뉴스

김하성은 22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도 빠른 공을 공략하며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메이저리그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쳐내며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1번 2루수로 선발출전한 김하성은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작렬했다. 마이애미 선발은 좌완 파이어볼러 라이언 웨더스. 웨더스는 올시즌 포심 직구 구속이 최고 98.4마일, 평균 95.1마일인 강속구 투수다. 이날도 최고 97.8마일, 평균 96.1마일의 직구를 뿌렸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한복판으로 날아드는 96.5마일 직구를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했다. 김하성에게 96마일 안팎의 직구만을 고집한 웨더스의 실투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2번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의 볼넷 후 김하성은 더블스틸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소토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매니 마차도의 좌익수 깊은 플라이 때 김하성이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렸다.

김하성의 만루포가 폭발한 것은 2회말이다. 1사후 웨더스를 상대로 7~9번 루이스 캄푸사노, 개릿 쿠퍼, 트렌트 그리샴이 연속으로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초구 97마일 직구와 2구째 89마일 체인지업을 모두 스트라이크로 바라봤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96.6마일(156㎞)짜리 강속구가 몸쪽을 파고들었다.

잔뜩 집중하고 있던 김하성이 벼락처럼 배트를 휘둘렀다. 스윗스팟에 맞은 공은 라인드라이브로 좌측으로 날아 상대 좌익수 브라이언 데라크루즈의 머리를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발사각 29도, 타구속도 95.0마일, 비거리 359피트였다. 시즌 17호 홈런.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승리 직후 축하 인사를 나누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이 홈런 한 방으로 샌디에이고는 승기를 잡고 6대2로 승리, 2연패를 끊었다.

김하성이 직구에 강한 게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다. 올해 이날까지 김하성은 95마일(153㎞) 이상의 패스트볼에 대해 타율 0.250(64타수 16안타), 2홈런, 11볼넷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특히 '만루의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올해 만루에서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올시즌 이날까지 만루에서 11타수 5안타(0.455), 1홈런, 11타점을 때려냈다. 만루 상황에서 10타석 이상 들어선 전체 타자 89명 중 타율이 8위다. 올시즌 만루홈런을 친 샌디에이고 타자는 김하성과 개리 산체스 둘 밖에 없다. 만루에서 타점은 매니 마차도와 팀내 공동 1위다. 잰더 보가츠의 경우 올시즌 만루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이다.

직구에 강해졌고, 만루에서도 잘 치는 타자. 그게 바로 김하성이다. 한 경기에서 만루홈런과 2루타, 도루를 한꺼번에 기록한 건 샌디에이고 역사상 김하성이 처음이라고 한다.

경기 후 김하성은 "모든 경기를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 모든 경기가 중요다. 지금 우리의 정신력은 내일도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밥 멜빈 감독은 "분위기가 때때로 가라앉지만 김하성은 그렇지 않다. 항상 우리 팀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공 하나를 무시하거나 피하는 경우가 없다. 김하성에게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며 또다시 극찬을 쏟아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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