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전 일본서 포착된 뒤 처음” 美서 민무늬 기린 태어났다

박선민 기자 2023. 8.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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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태어난 '민무늬 기린'. /브라이츠 동물원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무늬 없는 기린이 태어났다. 동물원 측은 민무늬 기린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투표로 정하기로 했다.

21일(현지 시각) 브라이츠 동물원과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테네시주 라임스톤에 있는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민무늬 기린이 태어났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새끼 기린 몸에 아무런 무늬 없이 갈색 털만 가득 나 있다. 흰색 바탕에 갈색 얼룩무늬를 지닌 어미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기린은 사람의 지문처럼 각자 고유한 얼룩무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미국 야생 자연 연구소와 펜실베니아 주립대 생물학과 연구원들이 낸 논문에 따르면, 이 같은 얼룩무늬는 어미로부터 유전된다. 그러나 이번에 브라이츠 동물원에서 태어난 기린은 반점 등의 얼룩이 전혀 없다.

브라이츠 동물원은 이 민무늬 기린이 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단색 기린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1972년 일본 도쿄의 우에노 동물원으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2017년 케냐에서 루시즘(백변종)으로 인해 온몸이 흰색인 기린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병변 때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무늬가 없는 기린’은 유일무이하다는 주장이다. 동물원 측은 “민무늬 기린이 태어난 날부터 우리는 전국의 모든 동물원과 접촉했는데, 모두 ‘이런 기린은 처음 본다’고 답변해 왔다”며 “전문가들도 이 기린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단색 기린일 것이라고 봤다”고 했다.

/브라이츠 동물원

민무늬 기린은 비록 일반적인 기린과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생후 3주 정도 지난 현재 키 180㎝를 넘기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동물원 측은 민무늬 기린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 짓기를 투표에 부쳤다. 이름 후보는 ‘키페키’ ' ‘피얄리’ ‘샤키리’ ‘자멜라’로, 각각 스와힐리어로 ‘독특하다’ ‘특별하다’ ‘아름답다’ ‘수려한’라는 의미를 지녔다. 이날부터 2주간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단어가 민무늬 기린 이름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브라이츠 동물원 설립자 토니 브라이트는 “지난 30년간 야생 기린 개체수의 40%가 사라졌는데, 이번 민무늬 기린의 탄생이 전 세계 기린이 직면한 어려움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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