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철수시킨 韓 잼버리 전투’… 계속되는 잼버리 책임 공방
행사 기획·주도한 전북도와 잼버리 조직위
개최 전 지원 文정부와 대회 실행 尹정부
여러 주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
與 “새만금 개발하려던 전북도의 검은 속내”
野 “1년여 준비… 대책 다 세웠다던 尹정부”
감사원, 원인 파악·책임 규명에 나설 방침
‘스코틀랜드 백넉번 전투, 미합중국 독립전쟁, 나치독일 덩케르크 전투, 오스만제국 갈리폴리 전투, 대한민국 잼버린 전투’
‘영국을 철수시킨 세계 5대 전투’라는 제목의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글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부실운영을 이유로 영국팀이 일찍 퇴영하자 잼버리 대회를 잼버린 전투로 일컫는 이런 밈이 흥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선 이 밈을 두고 “잔류한 스웨덴팀은 영국팀이 있던 자리에 소소하게 기념비를 만들어주었다”고 하고, “독일팀은 영국팀의 퇴영 소식에 승리를 자축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린다.
22일 정치권에서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 사이엔 잼버리 사태의 책임에 대한 공방이 거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전임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과 전라북도에 있다고 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제 해야 할 일은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사용된 것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라며 “세금을 도둑질한 자가 있다면 소속과 지위,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새만금 사업 전반에 걸친 예산 낭비를 문제 삼고 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이용해 새만금을 개발하려고 했던 전북도의 검은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2018년 잼버리 특별법 제정 당시 법안 원문의 잼버리 여건 조성시설에 철도, 공항, 항만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즉 새만금 사업을 위한 예산을 타내기 위해 전라북도와 야당이 잼버리 대회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통령실도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 비판에 가세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문이 오늘 사설에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썼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잼버리 대회를 둘러싼 세금 낭비 논란에 정부는 향후 대대적인 감사 등을 통해 잼버리 파행의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감사원은 이날부터 전북도청 3층에 마련된 감사장에서 전북도로부터 잼버리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에 나섰다. 사실상 전북도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이번 잼버리 사태로 인해 새만금 사업에 필요한 각종 사업 예산이 깎이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여당이 파국을 맞은 세계 잼버리에 대한 책임을 전북도에 돌리면서 새만금 사업 전반으로 논란이 확대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전북도는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잼버리의 성공개최는 핑계였을 뿐이고 SOC(기반시설) 예산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 14개 시·군의회 원내대표들도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잼버리의 파행 책임을 전북도에 전가해 전북도를 깎아내리거나 도민들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