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前 태국 총리 해외도피 15년 만에 귀국

유태영 2023. 8. 2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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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정권 하에서 부패, 권력 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15년간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22일 다시 태국 땅을 밟았다.

통신재벌 출신인 탁신은 2001년 처음 총리에 오른 뒤 농업 보조금·의료 보험료 지원 등 각종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서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고, 여전히 태국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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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계’ 세타는 새 총리로 선출
부패 혐의 등 사면 여부 주목
전진당 지지자 반발 등 혼란 전망

군부정권 하에서 부패, 권력 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15년간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22일 다시 태국 땅을 밟았다. 그는 귀국 직후 구속됐으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이 집권을 위해 군부 진영 정당들과 손 잡은 만큼 막후에서 그의 사면을 놓고 모종의 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쯤 방콕 공항에 전용기를 타고 도착했다. 탁신은 국왕 부부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예를 표했다. 이어 환영 인파에 인사한 뒤 경찰 호위를 받아 대법원으로 이동, 구금 절차를 밟았다.
탁신 친나왓(왼쪽), 세타 타위신
통신재벌 출신인 탁신은 2001년 처음 총리에 오른 뒤 농업 보조금·의료 보험료 지원 등 각종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서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고, 여전히 태국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탁신의 이런 대중적 인기는 왕당파, 군부와의 갈등 요인이 됐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기소된 그는 2008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영국, 홍콩,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궐석 재판에서는 12년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이날 탁신이 앞으로 8년간 복역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태국에서 모든 수감자는 투옥 첫날 왕실 사면을 청원할 수 있는데, 탁신은 프아타이당의 집권을 확신해 태국 상·하원의 총리 선출 투표가 예정된 이날을 귀국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진행된 의회(상원 250명, 하원 500명) 투표에서는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프아타이당 소속인 세타 타위신(60)이 단독 후보로 나서 새 총리로 선출됐다. 찬성은 482표였고 반대가 165표, 기권이 81표였다.

앞서 왕실 개혁을 내걸고 5월 총선을 통해 제1당이 된 전진당이 군부가 장악한 상원 반대로 총리 배출에 잇달아 실패하자 정부 구성권을 넘겨 받은 제2당 프아타이당은 오랜 숙적인 군부 진영과 결탁했다. 상원 지지 확보를 위해 왕실모독죄 존치를 조건으로 팔랑쁘라차랏당(PPRP) 등 군부 정당을 포함한 11개 정당과 연합을 결성한 것이다.

이날 총리 선출로 차기 정부 구성 지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됐지만 전진당 지지자의 반발 등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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