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공인중개사·분양업체’ 가담 전세사기 적발

[KBS 부산] [앵커]

허위 전세 계약으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계약을 맺어 돈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공인중개사와 분양 업체 관계자 등도 가담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으로 드러났는데요,

전세계약을 맺을 때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진 않은지, 직접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이 오피스텔 한 채의 매매를 중개하겠다고 나선 전세 대출 브로커 이 모 씨.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해 전세 계약을 맺고, 금융기관으로부터 1억 9천만 원의 대출금을 받았습니다.

이 돈으로 매매 대금을 치른 뒤 또다른 가짜 임차인을 모집해 이중으로 전세 계약을 맺고, 또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다시 1억 9천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전세대출금으로 가로챈 돈은 2년여 간 57억 원에 달합니다.

또다른 전세사기 일당의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합니다.

이들은 잘 팔리지 않는 빌라나 다세대주택 집주인에게 접근해 매매가보다도 비싸게 전세 계약을 맺게 하고 차액을 챙긴 뒤 소유권은 신용불량자 등 가짜 명의로 바꿔버렸습니다.

이렇게 가로챈 돈이 2021년부터 아홉 달 동안 122억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당한 세입자가 50명이 넘는데, 대부분이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계약 기간이 끝나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어떻게 살아야 될 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결혼이고 뭐고 이제 현실적으로 다 무너져내린 것 같아서 이제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그냥 막막해요."]

특히 공인중개사와 중개 보조원, 분양업체 관계자까지 범행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헌섭/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 "어쨌든 그 지역에서 소개를 해주는 중개업자라든지 컨설팅 업자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세입자)들이 직접 그 지역에 대해 시세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사기방조,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121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모집책 2명을 구속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소연

최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