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공천·수도권 위기론'… 국힘, 총선 앞두고 고심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도권 위기론과 보궐선거 공천과 같은 현안들을 어떻게 해결할 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전 표심을 모으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마주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와 당내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위기론'등이 그 예시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당 지도부는 당초 귀책사유 발생 시 무공천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무공천쪽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최근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되면서 여권 내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사면·복권과 함께 강서구청장 재도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결단을 내려야 하지만 자칫 공천을 결정할 경우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나올 수 있기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보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열리는 유일한 선거란 점도 당 지도부로선 부담이다. 공천 논란을 뒤로하고 승리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선제압에 성공하겠지만 패배할 경우 당 지도부 책임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는 최근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수도권 위기론'과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윤상현, 안철수 의원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인사들은 수도권 표심에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윤 의원은 현 지도부가 수도권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 비판한 바 있다. 수도권 위기론은 지난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불거졌으나 총선이 다가오면서 목소리는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서구청장 보선을 패배할 경우 '수도권 위기론'을 놓고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당내 혼란 수습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 필요한 것은 민생을 해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선 공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관심'으로 대응한 것인데 이는 보선 공천에 대한 김 대표의 부정적 인식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서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함께하지 못한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 사무총장은 당원들의 의견을 의견을 반영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으나 당내 혼란을 야기하는 데 대한 경고라는 게 중론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선거는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데이터상으로는 현재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며 수도권 위기론을 일축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위기론을 불러일으키면 지지층들이 이탈해 나갈 수도 있다"며 이 사무총장에게 힘을 보탰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목소리는 혼란을 막고 수도권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보선 공천 논란과 수도권 위기론은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인재영입과 조직정비 등 총선 준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