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공백 우려” vs “시행하며 보완”…음주운전 신고포상제 두고 이견

[KBS 제주] [앵커]

다음 달부터 제주에서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가 11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데요.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치안 공백을 가중 시킨다는 건데요.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용차가 심하게 찌그러진 채 뒤집혀졌습니다.

음주운전자가 운전하다 도로 옆 바위를 들이받으면서 차에 타고 있던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차선을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하는 승용차.

경찰의 추적 끝에 잡힌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적발된 음주운전 건수는 4천여 건, 이 기간 112에 접수된 음주운전 의심 신고 건수는 만 건을 넘었습니다.

제주자치경찰위원회가 음주운전 신고포상제를 11년 만에 다시 도입하기로 한 이윱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된 차량을 시민이 112에 신고하면 해당 지역 경찰이 출동해 확인하는 것으로, 적발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3만 원에서 최대 5만 원의 신고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급증하게 돼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읍면지역에서의 치안 공백이 불가피 하다는 겁니다.

실제 제주에서 순찰차 1대만 운영하는 파출소는 조천과 함덕 등 11곳에 이릅니다.

[강한신/함덕파출소장 : "(음주운전 확인에) 보통 2~3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에는 관내가 텅 비는 상태로 관내 치안이 매우 걱정됩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자치경찰과의 24시간 공조체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양윤석/제주경찰청 직장협의회장 : "(신고포상제가 시행되어도) 자치경찰은 업무 분담이 없습니다. 고스란히 저희들 112 지역 경찰이 떠안게 돼 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자치와 우리 국가경찰 간에 같이 공조를 한다거나."]

하지만 자치경찰위원회는 24시간 공조체제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자치경찰 여건상 인력이 부족해 밤 10시까지밖에 근무를 못 한다는 겁니다.

다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줄 특단의 대책인 만큼, 제도 시행과정에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1년 전 제주에서 시행됐다가 오인 신고 급증과 예산 부족으로 6개월 만에 폐지된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

재도입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고준용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