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비판에…여당 "민주당, 북중러와 입장 비슷"
더불어민주당이 한·미·일 정상회의 평가 토론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미·대일 협력 강화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가 "한반도가 동북아 신냉전의 화약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북·중·러를 제외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를 반대하는 세력은 민주당이 유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두고 "이번 합의로 대한민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대중 봉쇄의 전면에 서게 됐다"면서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번영을 지키고 한반도 평화 실현하려면 실용적인 국익 외교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과의 군사동맹 가능성 △중국과의 관계 악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요인을 짚으면서 윤 대통령의 한미일 정상회담을 "주변국들 적으로 돌리는 일방적 진영 외교"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일본과의 군사동맹으로 나아가는 문이 열렸을 수도 있다. 윤석열 정권은 3국 군사훈련 정례화와 군사협력 구체화 등을 선언했는데, 이는 사실상 준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조치"라며 "한일 상호 군수지원 협정은 물론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가 우리 땅에서 훈련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가 과거 '한미일-북중러' 구도를 고착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잃을 국익이 많다고 지적한다. 과거 일본이 중국과 사이가 먼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조성해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었는데, 자칫 그러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가까운 관계인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라도 중국·러시아와 사이가 멀어져서는 좋을 게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에 반대하는 세력은 북한·중국·러시아 외에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주국방보다는 연합을 이뤄 다차원으로 안보·국방을 대비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대부분의 서양 국가들도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선택을 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비판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일본은 미군 기지가 7개나 있고 이런 기지들은 대한민국의 유사시 미군이 한국으로 투입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미일 협력강화로 안보가 강화 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중국의 경제상황이나 국제정세가 변하고 있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제관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 것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경기 악화로 대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그동안의 공식과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 북·중·러와 사실상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은)마치 기다렸다는 듯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놓기 바쁘다"면서 "일본 대사관 항의방문, 시민단체가 개최하는 촛불집회 참석은 물론 국회를 거점으로 촛불 행동 기획도 모자라, 또다시 장외로 나가겠다고 한다. 유엔인권이사회 진정, 국제기구에 민주당 의원 파견 계획 등 국제사회에 대한 대응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괴담 선동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앞설 지경"이라고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앞서 지난 17일 민주당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586 운동권이 반미의식에 사로잡혀 생긴 결과라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586 운동권의 반미사상으로 세계를 바라보니 한미일 협력에 반대하고 북·중·러와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고장 난 레코드처럼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대사관에 화염병 던지던 시절에서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586 운동권의 피터팬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외교안보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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