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목 졸려 의식 잃고 숨진 듯

정지혜 2023. 8. 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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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둘레길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범행 당시 목이 졸려 의식을 잃은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잠정 의견이 나왔다.

폭행에 이어 제압 행위까지 있었다는 것이라 강간살인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너클 폭행뿐 아니라 목을 조르기까지 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 같다는 법의학 소견에 따라 경찰은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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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 탓 뇌손상” 1차 부검 소견
강간살인 혐의 인정 가능성 커져
23일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 결정
警 사칭 ‘칼부림 예고’ 30대 체포

서울 관악구 신림동 둘레길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범행 당시 목이 졸려 의식을 잃은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잠정 의견이 나왔다. 폭행에 이어 제압 행위까지 있었다는 것이라 강간살인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는 전날 피해자 A씨 시신을 부검해 이런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국과수는 ‘경부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을 직접 사인으로 봤다. 피의자 최모(30·구속)씨가 범행 당시 A씨의 목을 조르면서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뇌손상이 발생했고 결국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17일 피해 직후 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이틀 만인 19일 오후 숨졌다.
한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최모씨가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경찰은 최종 부검 결과를 받아 A씨의 사망 경위와 원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머리를 폭행당해 두피 바로 아랫부분에 출혈이 있었지만 뇌출혈은 아니어서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다만 너클 폭행뿐 아니라 목을 조르기까지 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 같다는 법의학 소견에 따라 경찰은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씨는 성폭행을 위해 너클을 사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A씨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검을 마친 유족은 이날 오전 A씨 발인식을 했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최씨의 얼굴과 실명·나이 등을 공개할지 결정한다.

한편 경찰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 직원 계정으로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린 이를 범행 하루 만인 이날 붙잡았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극의 현장 최근 ‘묻지마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목골산 둘레길에서 22일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조를 이뤄 순찰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32분쯤 30대 남성 B씨를 서울 시내 주거지 인근에서 협박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현직은 물론 전직 경찰관도 아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회사원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어떻게 경찰관 계정을 얻었고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동기는 무엇인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공무원자격사칭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을 썼다가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한 달 만에 200명을 넘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살인예고 글 443건을 발견해 작성자 20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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