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 충실한 소신 판결… “법원 조롱거리 전락” 김명수 체제 직격도 [이균용 대법원장 지명]

안경준 2023. 8. 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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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61·사법연수원 16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주관이 뚜렷한 보수주의 법관'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자는 2021년 2월 대전고법원장 취임사에서 김명수 사법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되면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사법부 역사상 4번째 비대법관 출신 대법원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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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학 1년 후배… 민사판례硏 출신
임명 땐 4번째 ‘비대법관’ 출신 수장

이균용(61·사법연수원 16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주관이 뚜렷한 보수주의 법관’으로 평가된다.

경남 함안 출신인 이 후보자는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90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원장, 대전고법원장을 역임한 정통 법관이다.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에서의 근무 경험은 없다.

이 후보자는 ‘일본통 법관’으로도 분류된다. 1994년과 2002년 두 차례 일본 게이오대에 법관 해외연수와 교육파견을 다녀오는 등 일본법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회원 추천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법원 내 엘리트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기도 하다.
22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전고등법원장 시절인 2021년 10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이 후보자는 ‘고법 부장판사 정도라면 대법원 판례나 관행을 무조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자기만의 소신이 있는 인물”이라며 “판결문을 봐도 명쾌하게 법리를 정리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겉과 속이 서로 다르지 않고 싫은 소리도 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2021년 2월 대전고법원장 취임사에서 김명수 사법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시 “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 “당혹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며 “법관은 실제로 공정해야 하고 또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되면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사법부 역사상 4번째 비대법관 출신 대법원장이 된다. 대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법관 경력이 없어서 전원합의체를 이끄는 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자기 고집을 안 부리고 하면 오히려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도 관심을 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1년 후배다. 그는 2021년 10월 국감 때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의에 “제 연수원 동기생하고 아주 친한 분”이라며 “친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임명된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24일까지다.

안경준∙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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