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달뱅이가 경제 말아먹어"... 식량난에 숙청 피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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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잔뜩 뿔났다.
경제 1인자이자 최측근인 김덕훈 내각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을 향해 "건달뱅이", "틀려먹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규모 숙청을 예고했다.
북한은 경제적·사회적 불안 상황에서 책임을 곧잘 당 간부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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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 168만평 침수…경제난 계속
대대적 숙청 통해 분위기 전환 노림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잔뜩 뿔났다. 경제 1인자이자 최측근인 김덕훈 내각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을 향해 "건달뱅이", "틀려먹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규모 숙청을 예고했다. 식량난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희생양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인자'서 '틀려먹은 것'으로…김정은, 경제난 책임 '위임통치'에 돌려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피해복구 현장에 다녀간 소식을 전했다. 제방이 파괴돼 간석지 구역이 침수됐는데, 김 위원장은 당 간부들의 "무책임한 직무태만행위"로 인해 제방 건설작업이 더뎠다고 지적했다. 침수 피해를 입은 168만 평 가운데 절반인 81만 평에 농작물을 심었다가 낭패를 봤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 총리를 향해 "해이성과 비적극성", "무맥(무기력)한 사업태도", "삐뚤어진 관점"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최근 몇 년여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며 "국가경제사업과 경제기관들에 대한 당정책적 및 당적지도를 맡은 당중앙위원회의 책임도 크다"고 질타했다. 이어 경제 정책을 담당한 간부들을 겨냥해 "틀려먹은 것들"이라며 "엄중한 피해를 발생시킨 당사자들로서 자그마한 가책이나 책무수행에 대한 사소한 의지조차 결여된 의식적 태공행위"라고 비난했다.
말로 끝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규률조사부, 국가검열위원회와 중앙검찰소가 있는 책임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대대적인 숙청을 예고한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총리는 14일 김 위원장이 태풍 '카눈' 피해지역을 현지지도했을 때 동행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며 "이미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내각 총리는 교체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 현지지도 축소했던 김정은, 책임 회피하면서 공화국창건일 계기 성과관리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핵 개발에 따른 대북제재와 국경봉쇄 조치 등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해 초래된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책임을 내각에 전가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경제적·사회적 불안 상황에서 책임을 곧잘 당 간부들에게 돌렸다. 김 위원장은 2020년과 2021년 경제 성과가 저조한 핵심 요인으로 당 간부들의 보신주의를 꼽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내각에 힘을 실어 줬는데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무성의하게 현지시찰을 한 것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간부 숙청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경제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한 책임을 관료들에게 전가하고 김 위원장이 경제를 직접 챙김으로써 향후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일종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공화국창건일(9·9일) 계기 대대적 인사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총리는 코로나19 이후 북한 경제 정책을 이끌어 왔다. 이 같은 노력에 2020년 8월 말 이례적으로 노동신문 1면을 장식하며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아닌 인물의 공개활동이 사진과 함께 1면에 실린 건 북한에서 이례적이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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