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도 늘렸는데…과학 R&D 예산 14% 깎는다

전선형 2023. 8. 22. 18: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확 깎는다.

총 R&D 예산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R&D 예산은 이미 직전년보다 13.9%(3조 4500억원) 삭감키로 했고, 기획재정부가 심의하는 일반 R&D도 줄어들 예정이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을 총 21조5000억원 규모로 결정하는 '202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과학기술 R&D 예산 3.4조 줄어든 21.5조
카르텔 논란, 긴축 기조 맞물려
유사·중복 사업 108개 통폐합
감염병·기업분야 30% 안팎 축소
미래 성장동력 훼손 우려 나와
[이데일리 전선형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확 깎는다. 총 R&D 예산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R&D 예산은 이미 직전년보다 13.9%(3조 4500억원) 삭감키로 했고, 기획재정부가 심의하는 일반 R&D도 줄어들 예정이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줄지 않았지만, 정부의 예산 긴축기조와 과학계 이권카르텔 논란이 맞물리면서 60년 만에 총 국가 R&D 예산이 줄어들게 됐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을 총 21조5000억원 규모로 결정하는 ‘202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내년 주요R&D 예산(과학기술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3.9%, 금액으로 3조4500억원이 줄었다.

정부 R&D 사업은 주요 R&D와 일반 R&D 사업으로 나뉜다. 주요 R&D 사업은 기초·응용·개발 등 기술개발과 출연연, 국공립연구소의 주요 연구비 등을 말하며, 일반 R&D는 대학 지원금이나 정책연구비, 국제부담금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주요 R&D예산이 삭감된 건 지난 6월 말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국가 R&D 예산과 관련해 지적한 내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은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R&D 국제협력은 세계적 수준의 공동 연구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기존 사업 중 108개를 통·폐합하며 구조조정했다. 사업 내용이 겹치거나, 폐지될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이다. 분야별로는 감염병, 기업, 소부장분야에서 각각 32.8%, 24%, 9.3%를 줄였다. 기초연구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예산도 확 깎였다. 기초연구는 올해보다 6.2%(2000억원), 출연연 예산도 올해보다 10.8%(3000억원)가 줄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예산 배분·조정결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적 R&D 집중투자,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세대 육성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하는 주요 연구개발사업이 반영됐다”고 했지만, IMF때도 늘렸던 미래 대비 R&D 예산이 1964년 정부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줄어 논란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국가 R&D 예산은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간 국가 R&D 예산은 계속 증가해왔다. 국가 재정 비상사태에 달하는 1997년 IMF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에도 각각 10.9%(1998년 예산), 13.8%(2009년 예산) 늘렸다. 1991년 총 R&D 예산이 줄어든 적이 있지만, 당시는 회계 기준(과학기술관계예산→연구개발관계예산)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감소였다.

과학계는 우려했다. 남승훈 전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 총연합회장은 “과학기술 정책은 정부의 방향성이 정해 진뒤 세부 내역이 결정돼야 하는데 예산을 먼저 삭감한 뒤 결정하는 구조가 아쉽다”며 “국제협력 등도 취지는 좋지만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급하게 제출해 마련한 부분들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