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좋아질때만 기다렸는데…기업마저 휘청, 시총 12% 날렸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8. 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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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한경硏, 11개국 시총분석
韓2%·美1% 시총 증가와 대조
생산·소비 이어 증시 타격 심화
작년 中상장사 영업익 -6% 최악
秋 “직접영향 제한적…9월 수출 반등”
베이징의 중국 인민은행 청사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2개월만에 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제위기론이 확산되면서 현지 상장기업들로 경제 충격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중국 산업생산, 내수소비 등 실물경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시가총액까지 급감하고 있다. 대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도 수출 지역과 원료 수입 다변화 등 체계적인 ‘디리스킹’(위험 줄이기) 전략을 짜는게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지역별 11개국 대표 증시를 분석한 결과 상하이·심천·베이징거래소를 비롯한 중국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8월 11조1082억달러에서 올해 8월 9조7531억달러로 12.2% 급감(18일 기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독일(17.8%), 인도(3.4%), 한국(2.3%), 미국(1.4%), 일본(1.1%) 등 주요국가 시총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대조적이다. 이번 분석은 △아시아권역(한국·중국·일본·인도) △미주(미국·캐나다·브라질) △유럽(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11개국 비금융 상장사 3만7515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중국은 팬데믹 국면인 2020년 8월만 해도 전년 대비 시총 증가율이 53.0%에 달했고, 2021년에도 24.6% 성장했지만 지난해 역성장(-3.4%) 한 후 올해 들어 낙폭이 더 심해지며 2년째 줄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 부동산시장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되면서 자본시장, 실물경제 모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경기를 선반영하는 증시 충격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경기 상황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상장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추락하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중국 상장사 매출액 증가율은 -1.2%로 비교 대상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율(-6.2%) 등 수익성 지표는 중국을 제외한 10개국 평균(7.5%)과 상당한 격차보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중국 주요 기업 타격이 커지면서 가까스로 회복 중인 한국 수출이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 6~7월까지 두달 연속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對) 중국 무역수지는 7월에도 1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교역을 압박하고 있다. 7월 대중국 수출액은 99억달러로 1년 새 25.1% 급감하며 중국 부담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정부는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중국 부동산에 대한 노출 정도가 굉장히 미미하기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8월 무역수지가 소폭 적자가 나더라도 9월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수출도 반등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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