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유' 감독 "이병헌 새 얼굴→박서준 동공 연기..뼈 갈아 넣어"[★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엄태화 감독이 7년 만의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보인다.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집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재미였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관객이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 있고, 그 인물이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뒤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게 재미라고 생각했다"며 "보는 사람이 몰입이 돼야 영화의 디테일을 찾아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썼고, 배우들도 상업 영화로서의 미덕이 있으니까 선택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엄태화 감독은 "원래 바깥에서 살아남은 외부인이 생존한 채로 집에 찾아가는 내용이었는데 5고까지 썼다. 이미 변해버린 아파트를 바라보는 공포를 살리려고 했는데 뭔가 이야기가 작게 느껴지더라. 또 인물이 어쩔 수 없이 수동적이라서 고민하다가 주인공을 바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웹툰에 처음 꽂혔던 부분도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었던 것도 있지만 아파트라는 소재였다. 이런 것들이 더해져서 주인공을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파트에 어렵게 들어온 신혼부부가 주인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한 능동적인 과정을 그리면 관객들이 더 몰입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아파트를 소재로 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은 해당 공간을 '한국인들의 애증과 애환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가 없는 사람은 갖고 싶어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은 또 가격이 내려갈까 봐 고민한다. 주거지이면서 자산을 상징한다는 게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란 뭘까'를 파고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책을 접하게 된 것. 그는 "책 한 권을 오프닝에 옮겨놓는 방법을 사용했고, '모던 코리아'라는 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 됐다. 공교롭게도 PD님께서도 그 책을 알고 있었고, 작가님과도 친분이 있으시더라. 재밌을 것 같다고 오프닝 작업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이 연기한 영탁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원래는 좀 더 스트레이트한 인물이었다. 속내를 숨기고, 초반부터 빌런의 향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는데 이병헌 배우를 만나면서 얘기하다가 변화를 줬다. 같이 바꾸기 시작했는데 이미 시나리오가 거의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많이 고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영탁의 연기 톤이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주눅 들어있기도 하면서 후반부에는 광기에 미쳐 날뛰어야 하는데 잘 연결될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촬영 중간에 영탁의 표정 변화로 그가 뭔가를 결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싶어서 새롭게 추가했는데 그 장면을 찍는 순간 '이건 됐다' 싶었다. 안면 근육을 움직이는 연기를 하시는데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대사 한마디 없이 얼굴로만 사람을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 감독은 "그 외에도 많았는데 이 인물이 광기로 가득 찼던 장면에서는 제가 모니터 바로 앞까지 가서 빠져들듯이 보고 있더라.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선배님의 얼굴이 보였다. 선배님 또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처음 보는 얼굴인데?'라고 하셨다"고 자신했다.
또한 박서준에 대해서도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 배우의 '안구교체설'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실제로 박서준 씨가 민성 역할을 할 때 이 인물이 확 변하는 걸 표현하기 위해 동공이 작아지는 렌즈를 준비했다. 제작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포기했는데 박서준 씨가 어둠에서 걸어 나오는데 동공이 작아져서 나오더라.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성이라는 역할이 영탁(이병헌 분)이나 명화(박보영 분)에 비해서 에너지를 확 내뿜지 않아서 그렇지 많은 사람이 이입해서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정말 평범한 느낌으로 이입하기 쉽게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부를 거친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 키즈'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중간에 편집본을 보여드렸다. 당시 '헤어질 결심'을 하시고 얼마 안 됐을 때였다. '헤어질 결심'도 후반 작업이 길어졌고, 감독님의 작품 중에 후반 작업을 가장 길게 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며 "(박찬욱 감독님께서) '한 프레임 넣다 뺐다 하면서 세공하듯이 만들었고, 계속 뒤집으면서 만들었으니 너도 시간이 주어지는 한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도 그렇게 작업했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편집을 넣다 뺐다 하면서 열심히 뼈를 갈아 넣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다른 영화랑 비교한다기보다는 영화가 손익분기점(400만)이라도 넘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투자해주신 분들이 어느 정도 회수해야 하는 게 제 책임이고,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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