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째 무단점용 몰랐던 김해공항 주차장 부지, 점용료 폭등에 화들짝

농어촌공사, 2020년 전산화때 공항부지로 400평 편입발견
1976년 김해공항 개항 고려 시 44년 동안 불법 점용 중
5년치 점용료 1억2000만원에 20~23년 6600만원 납부
땅값 올라 올해만 5184만원…공항공사, 매입 추진 비상

한국공항공사가 김해공항 주차장 등으로 40여 년째 농업용지를 무단으로 사용해 점용료를 내오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이 비용이 폭등하자 용지 매입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김해공항 내 공항공사가 무단점유중인 1,2,3 농업용 시설 부지

22일 농어촌공사김해양산부산지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업무 전산화 과정에서 부산 강서구 농업생산기반시설 부지인 1375㎡를 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공항건물과 주차장 부지로 무단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적발해 불법 점유에 따른 점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김해공항이 1976년 문을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단점유가 비슷한 시기부터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농어촌공사는 2020년 적발 당시 국가채권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최장기간인 5년 치(2015~2019년) 점용료와 과태료를 포함한 1억2000여 만 원을 부과했다.

이후 공항공사는 해당 금액을 낸 데 이어, 2020~2022년 점용료로 6600만 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공항공사가 올해에만 물어야 할 점용료가 지난 3년 치에 육박하는 5184만 원으로 급등했다. 공시지가가 2019년 기준으로 ㎡당 29만1000원에서 지난해 85만1500원으로 2.9배나 상승해 점용료도 비슷한 비율로 올랐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점용료가 해마다 오를 것으로 보고 부랴부랴 용지 매입을 추진한다. 부지 가격은 공시지가로 11억6875만 원이고, 감정가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발될 당시 매입을 추진했다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본부에 매입을 요청한 상태”라며 “무단점용은 워낙 세월이 흘러 잘잘못의 확인이 어렵다. 매입 절차를 밟는 게 최선이다”고 했다.

공항공사가 농업용지를 매입하려면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당시 김해평야의 농업용 시설을 공항공사가 무단 사용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공부상 농업시설로 남아있어 매각 절차를 거쳐야 완전 폐지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