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비대, 이주민 수백 명 학살 의혹… 美 전면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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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수비대가 밀입국하려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들을 학살하는 등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보고서를 살펴보면 사우디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5개월간 에티오피아 이주민 집단을 수십차례 공격해 최소 65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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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엑스포 개최 후보국 제외 여론 커져
사우디아라비아 수비대가 밀입국하려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들을 학살하는 등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유엔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미국은 사우디 정부에 전면조사를 촉구했다. 사우디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후보국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22일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보고서를 살펴보면 사우디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5개월간 에티오피아 이주민 집단을 수십차례 공격해 최소 65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HRW 측은 보고서 제목을 '그들이 우리에게 총알을 비처럼 퍼부었다'(They Fired on Us Like Rain)고 명시하고, 에티오피아 이주민 38명을 포함해 모두 42명의 증언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검증 내용, 사망자 등 현장 사진과 영상, 사우디-예멘 국경지역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등을 폭로했다.
HRW는 사우디 국경수비대가 10~100여명 가량 집단을 이뤄 월경을 시도하던 이주민들에게 박격포 등 포탄을 쏘거나 근거리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 한 생존자는 약 170명이 함께 국경을 건너려다 국경수비대의 공격을 받아 90명 상당이 숨졌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2월 60명가량 이주민과 함께 국경을 넘으려던 14세 소녀 함디야는 포탄 공격으로 일행 가운데 30명 상당이 숨졌다고 밝히며 "나는 구조됐지만 무서워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에 수비대의 대량 학살 의혹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사우디 당국이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에 착수해 국제법에 따른 의무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80년 가까이 동맹 관계를 맺고 군사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권 유린을 묵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은 또 사우디 국경수비대에 미국 정부의 자금지원이나 훈련지원은 일체 없다고 못박았다.
유엔도 나섰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HRW 보고서에 "일부 매우 심각한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유엔은 인권사무소를 통해 사우디 측과 접촉했으나 현지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인권단체 등은 2030 세계엑스포 개최 후보국에서 사우디를 제외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사우디가 엑스포 유치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사우디의 사형집행과 여성 인권 논란 등 반복적인 인권 탄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사우디 수비대의 이주민 학살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우디의 엑스포 개최 반대 여론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지난 5월 MENA 인권단체의 커뮤니케이션 담당관인 자이납 파야드가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만약 사우디의 후보 등록이 통과되고, 2030년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다면 이는 전 세계가 사우디의 끔찍한 기록을 덮어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사우디의 행동은 세계 엑스포의 정신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BIE 회원국들이 사우디에 대한 엑스포 개최 지지를 철회하거나 참가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유럽 국가 특성 상 사우디 엑스포 개최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본다. 익명의 외교 전문가는 본보에 "논란이 커진다면 BIE 사무국도 사우디에 엑스포 유치 자격을 유지할지 긴급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자칫 BIE가 이를 방치하면 국제사회로부터 집단뭇매를 피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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