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정의 중심은 경제"…기재부 출신들 중용한 이유

매주 대통령 만난 방문규, 예산·정책통 방기선…국정과제 속도
물갈이보단 적재인사로 국정 장악…윤 '원포인트' 인사 스타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왼쪽)과 신임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선안 발표 기자회견에 동석해 있다. 2023.8.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모두 '기재부 출신' 경제 관료들을 중용했다. 거대 야당에 '꽃놀이패'를 쥐여줄 수 있는 대규모 개각은 피하면서, 적재적소의 '원포인트 인사'로 하반기 국정 장악력을 확보하는 인사 스타일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후임 국무조정실장에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을, 후임 기재부 1차관에 김병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각각 지명·내정하는 연쇄 인선을 발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신임 행정안전부 차관에 고기동 세종특별시 행정부시장을 지명하고,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경질 해임된 이상래 행복청장 후임으로 김형렬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재부 출신' 관료들의 약진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와 방기선 신임 국무조정실장, 김병환 신임 기재부 1차관은 모두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함께 '경제사령탑'이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는 윤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 초점과 국정과제 추진 의지를 반영한 인사 배치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방문규 장관 후보자는 현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각 부처의 정책을 연계·조정하고, 매주 윤 대통령을 대면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익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탈원전 정책 폐기 속도가 더딘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방 후보자를 산업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국정 이행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국무조정실장으로서 '킬러 규제 TF'를 맡았던 만큼 주무 장관으로서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방 후보자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이 있는지' 질문에 "국무조정실장은 매주 1회 대통령을 뵙는 자리"라며 "국정철학이나 (대통령의) 관심사를 잘 알고 있고, 산업정책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에너지나 통상 등 산업 분야 업무를 잘할 것"이라고 했다.

새 국무조정실장에 기재부 출신을 임명한 것도 하반기 국정의 방점을 '경제'에 두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방기선 신임 실장은 예산과 정책 관련 요직을 두루 섭렵한 '정책통'이자,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등 위기 국면 대응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캠프 데이비드(한미일 정상회의) 어느 정도 안보, 대외관계 이런 건 완성됐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이제부터는 경제다, 국정 중심은 경제다'고 해서 특히 기재부에서 경제를 오래 했던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 중심을 경제에 두겠다는 것은 이미 7월부터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했던 확고한 생각"이라며 "첨단기술, 산업정책 등을 조정하고 추진하려면 경제와 예산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두 지명자)를 즉시 전력으로 뽑은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